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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만 Jun 19. 2024

하루

[연재] 87. 이혼 63일 차

87. 이혼 63일 차     


하루     


2014년 5월 2일 금요일 흐리고 오전에 한때 비      


  아침에 일어나 지하 홀에 놔둔 휴대폰을 가지러 갔다가 옥상 방수공사를 하러 온 팀을 만났다. 그중 사내가 “소장님이 연락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공사를 위해 문을 열어 달러고 전화했으나 연결되지 않았으니 답답했던 것이었다. 다행히 만나 공사가 진행될 수 있었다. 휴대폰에는 여자가 몇 번 전화를 한 기록과 문자가 남아 있었다. “방 구하러 온 사람 있는데 연락이 안 된다.”라는 내용이었다.     

 

  [전주식당]에서 선지해장국을 시켰다. 정신은 상쾌하지 않았다. 옥상 방수공사는 부부가 했는데 방문을 열어 두고 [송파구청]으로 향했다. 운동할 생각으로 걸어가기로 했고 카메라만 둘러멨다.      


  그렇게 가는 길에 [롯데백화점]과 [하이마트]도 구경했다. 너무도 가까운 곳에 쇼핑 시 설이 있음에도 ‘활용하지 못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리에 둘러매는 가방을 사려다가 포기하고 금은방에 들어가 팔찌를 구경하기도 했다. 언젠가 ‘금팔찌를 사겠다’라며 인터넷을 검색한 기억이 났지만 “시간을 두고 맞추셔야 합니다.”라는 말에 그만두었다.      


  밖으로 나오니 제2 롯데월드는 엄청난 크기로 지어지고 있었다. [송파구청] 경제진흥과는 8층에 있다. 그가 담당자를 찾아 “주소를 바꾸려고 왔습니다.”라고 하며 건물 등기부등본과 사업자등록증을 내밀었다. 사업장 주소를 4층에서 지하층으로 옮기려면 인감증명과 인감도장이 필요했는데 ‘서명 사실 확인서’로 대체가 된다기에 종합민원실에서 발급받았다. 주소는 B02호로 지정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빌딩으로 돌아왔고 지하 홀에서 드럼 연주했다. 그런 후 저녁이 되자 식사 메뉴를 상추쌈으로 결정하고 [새마을 시장]으로 가서 상추와 고추, 캔 참치를 사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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