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중독자가 옷을 사지 않기로 결심하고 5년째, 첫 책을 냈습니다
"나 앞으로 옷 안 살래!" 5년 전 어느 날 이 말을 뱉었을 때만 해도, 이 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나는 몰랐다. 화가 나거나 슬픈 일이 있으면 값싸고 화려한 옷을 마구 사며 스트레스를 풀었고, 시험이 끝나고 놀러 가는 날이면 친구들과 팔짱을 끼며 '쇼핑이나 하러 가자!'고 외치는 게 일상이었다. 쇼핑이 곧 노는 것이었고, 취미였다. 이런 내가『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책까지 쓰게 되다니.
처음 책을 써보자는 제안이 왔을 때는 두려웠다. 노 쇼핑 챌린지도, 비거니즘도 여러 번 실패할 정도로 엉성한 내가, 책을 써도 될까? 활자가 찍혀 나오기 위해 베어진 나무들의 가치만큼 무언가를 해낼 수 있을까? 그런 고민 끝에, 나는 오늘 나의 생각이 두껍게 담긴 책 한 권을 받아보았다. 2년간 말 그대로 피땀눈물을 흘려가며 쓴 나의 소중한 첫 책. 책을 받아보고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책을 읽고 나서 옷장을 정리해 친구에게 선물하고, 이 책도 함께 선물했다'는 한 친구의 후기를 받아본 오늘, 책을 내길 정말 잘했다고 처음으로 생각했다.
누군가는 '옷 안 사는 게 뭐 거창한 다짐이라고' 콧방귀를 빵 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내가 살아가던 세상, 그러니까... 하두리캠, 싸이월드, 얼짱시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거쳐 온 나의 세상에서 쇼핑은 일상 그 자체였다. 인생샷을 찍기 위한 일회용 옷, '사복 패션 레전드'를 찍은 한 패셔니스타의 키링, 결혼식에 가려면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명품백까지. 도무지 하차할래야 하차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유행의 톱니바퀴 위에서, 쇼핑과 패션은 그림자처럼 내 인생의 모든 기쁘고 슬픈 순간에 끈질기게 달라 붙어 있었다. 무엇을 사고 있는지 또 사야 하는지 몰랐지만, 자켓 주머니에는 구겨진 카드 영수증이 잔뜩 쌓여갔다.
그동안 나는 왜 ‘노 플라스틱’을 외치고 꼬박꼬박 텀블러 와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면서도, 내가 구입해 옷장에 쟁여둔, 그리고 몇 달을 견디지 못하고 버려지는 옷들이 기후위기와 폐기물 문제의 시작이 되리라고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을까? 우리는 왜 우리가 ‘사는(buy)’ 세계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은 적이 없을까?
책『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에는 지난 5년, 옷을 사지 않기로 결심하고 내게 생긴 여러 모순과 고민의 흔적이 담겨 있다. 그리고 지난 2년, 책을 쓰기로 결심한 이후 탐독한 여러 저서와 연구 자료, 국내외 언론사들의 취재 기사를 조사하고 공부한 내용, 나아가 패스트패션 브랜드 디자이너, 벤더사 패션 디자이너, 패션 플랫폼 관계자, 도매업 종사자 등을 만나 생생하게 나눈 이야기가 담겨 있다. 스타일도, 환경 보호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 독자라면, 분명 한 줄 한 줄 흥미롭게 읽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사실 이 책은 2021년 1월 25일 브런치에 올린 글에서 시작했다. 글이 인기를 끈 덕분에 여러 방송에 출연하고, 끝내 이렇게 책까지 내게 됐다. 브런치는 정말... '글 쓰는 사람들을 위한 플랫폼'임에 틀림 없다!
여러분...
저 책 냈어요!
꺅!
초반 1, 2주의 판매와 리뷰가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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