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차블로거 &1년 차브런치 작가의 글쓰기 플랫폼 회고
10년 차 네이버 블로거에, 1년 차 카카오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
네이버&브런치 두 플랫폼을 오가며 글을 쓰다 보니, 두 플랫폼이 '글을 써서 발행한다'는 것만 같고, 전혀 다른 성격의 글쓰기 플랫폼이라는 게 느껴져 이를 비교해보려 한다.
네이버&블로그, 공통점부터 보면
기능이 딱 정해져 있다. 정해진 아이콘을 눌러 글씨체를 바꾸고, 키우고, 색깔을 입힐 수 있게끔 에디팅 환경이 구축돼있다는 말이다. 구글 애드센스도 달 수 없다.
- 브런치는 네이버 블로그에 비해 더 폐쇄적이다. 글씨체만 해도 종류가 네이버 블로그에 비해 적고, 이모티콘 등도 (정말 안 쓰고 싶은) 카카오 이모티콘이 다다.
- 네이버 블로그는 나름대로 스킨이나 배경 사진, 배너 등을 만들어 넣을 수 있어, 특히 PC버전으로 보면 베리에이션이 꽤 있다. 이모티콘도 네이버 OGQ마켓이라는 플랫폼을 만들어, 누구든 일러스트 작가가 되어 이모티콘을 등록&판매할 수 있고, 블로거는 개인 취향에 맞게 구매해서 포스팅할 때 붙일 수 있다.
c.f. 티스토리나 구글 블로그 등에서는 개발 툴을 이용해서 배너나 글씨체, 콘텐츠 배열 등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구글 애드센스도 달 수 있다. 이 때문인지, 테크나 개발 관련한 블로거들은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 브런치보다도 형식이나 분위기를 다양하게 바꿀 수 있는 다른 플랫폼에 글을 많이 쓰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네이버&카카오(다음)이라는 포털 사이트를 등에 업고 있기 때문에, 몇몇 글을 포털 사이트 홈에 띄워준다. 또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검색했을 때, 다른 티스토리나 구글 블로그보다 검색에 더 잘 잡힌다.
- 네이버의 경우, 네이버 메인 홈페이지 혹은 네이버 블로그 플랫폼 내부에 블로그 글을 노출시킨다. 나도 몇 번 노출된 적 있는데, 노출수나 이웃추가가 엄청 증가한다. 대신 그만큼 광고 제안 글도 많아서 썩 좋지만은 않다.
- 브런치의 경우, 다음 포털 홈페이지 혹은 카카오톡 '채널' 탭에 노출된다. 서너 번 노출됐는데, 효과가 네이버에 비해 어마어마하다. 조회수가 많게는 20만까지도 나왔다. 하지만 노출수가 댓글 수나 구독 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네이버와 살짝 다르다. 브런치에서는 '라이킷'만 남기려고 해도, 로그인해 브런치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일까. 어쨌든 이렇게 한 번씩 노출이 되면 게으른 작가에게는 큰 원동력이 된다.
네이버&브런치, 차이점은
크게 5가지 <글쓰기 자격>, <방문자수 공개>, <리워드>, <광고성 콘텐츠>, <글 재질>로 나눠봤다.
블로그: 네이버 아이디만 있다면, 누구든 블로그에 글을 쓸 수 있다. 네이버 아이디는 실명인증을 한 개인 1명 당 3개씩 만들 수 있으니, 결국 최대 블로그 3개를 만들 수 있는 셈!
브런치: 카카오 아이디 혹은 다음 아이디가 있으면 계정은 열 수 있다. 다만 계정이 있다고 해서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작가 신청' 과정을 통해 브런치팀의 인증을 받아야 글을 발행할 수 있다. 인증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비슷한 수준의 글을 3번 냈고 3번 만에 합격했다. '진짜 글을 좋아하는 사람'을 모아 양질의 글을 쓰게 하겠다는 목표로 보인다. 작가가 아닌 계정으로는 다른 사람을 구독하거나 라이킷, 댓글 등을 남길 수 있다.
블로그: 네이버 블로그 방문 수(일일 방문자수, 전체 방문자수)가 전체 공개로 드러난다. 싸이월드 방문으로 보면 'TODAY' 정도인 것.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방문자수'를 보고 해당 블로그의 규모나 신뢰 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안 좋은 것은, 그래서 네이버에 '실시간 인기 검색어' 기능이 있을 때 블로거들이 단순한 '방문자 수'만 올리기 위한 어그로성 글이 많았다는 것이다. 어그로를 끄는 키워드를 가지고 사실 내용은 아무거나 채워 넣는 경우도 많았다. 반면 좋은 것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내 블로그 채널이 도달했는지 볼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브런치: 방문자수 개념 자체가 없다. 다른 사람에게 공개되지도 않을뿐더러, 브런치 작가도 개별 글에 대한 '조회 수' '공감수' '댓글 수'를 볼 수 있을 뿐, 내 브런치 공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방문했는지 확인할 수 없는 것. 때문에 소위 방문자수를 늘리기 위한 '어그로'를 끌려는 글이 블로그보다 적다.
추정컨대, 브런치팀은 좋은 글이 더 많이 읽힐 수 있는 장치를 많이 고민한 것 같다. 개별 글 조회수 역시 작가에게만 노출되고, 외부에게는 공개되지 않게 했다. 조회수에 집착하는 글은 쓸 필요 없게끔 환경을 만든 것. 다만 방문자는 개별 글에 달린 '라이킷', '댓글', '공유수'를 볼 수 있다. 그마저도 메뉴 탭에서 보면 글 '라이킷'수는 빼고(=블로그로 치면 '공감' 수) '댓글', '공유수'만 보여준다. 사람들이 쉽게 누를 수 있는 '라이킷'보다 직접 글을 달거나 자신의 공간으로 복사해가는 관여도 있는 이벤트를 더 비중을 둔다는 걸 알 수 있다.
블로그: 일정 기준이 넘으면, 네이버 애드포스트를 하단에 달 수 있다. 글의 가장 마지막 하단과 중간에 광고가 노출된다. 노출수와 클릭수에 비례해 광고 수익이 들어온다. 요즘 '네이버 인플루언서' 기능이 들어오며, 인플루언서가 되면 더 단가가 센 광고 배너를 콘텐츠 중간에 넣을 수 있다.
브런치: 금전적인 인센티브? 없어요. 네? 그냥 없어요... 쿠팡 파트너스 계정 등을 넣으면 수입을 창출할 수는 있겠지만, 내가 본 브런치에서 광고 링크를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작가 지원 프로젝트>가 자주 열리고, <작가에게 제안하기> 기능이 있다는 점에서, '작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직접적인 리워드가 아닌 '기회' 정도를 리워드로 볼 수는 있겠다. 나도 글에 대해 강연이나 기고 등 제안을 몇 번 받았는데, 기분이 꽤 좋았다.
하지만 이런 <작가 지원 프로젝트> 등 공지에 달린 댓글을 보면 브런치 작가들의 불만도 꽤 많다. 리워드가 매우 적고, 사실상 작가의 글을 '착취'해 간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유튜버들이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글 창작물에 대한 적절한 리워드를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나왔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블로그: 광고성 콘텐츠 아닌 글을 찾기가 더 힘든 지경이다. "인천 강화도 맛집 리스트", "황홀했던 조개구이 맛집" 등 제목만 봐도 광고성 포스팅 냄새가 솔솔 난다.
브런치: 정말 드물다. 적어도 나는 여태까지 브런치 글을 쓰고 읽으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듯하다.
블로그: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 리뷰형 블로거: 보통 "안녕하세요~ 또니입니다. 오늘은 화장실 청소를 싹싹 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요!"라고 시작한다. 하지만 OOO에 대해 궁금해서 검색했는데, '오늘 OOO에 알아보려고 해요~'로 시작했다가 '그럼 다음 포스팅에 더 자세히 알아보아요~'하고 끝나는 식의 포스팅도 많아서, 네이버 블로그 후기를 믿고 거른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블로거로서 아쉽고도 부끄러운 일이다.
- 독백형 블로거: 책이나 영화, 신문 등을 읽고 일기 쓰듯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쓰고 공유하는 유형이다. 양질의 서평, 영화평, 에세이 등도 많다.
- 인스타그램형 블로거: 요즘 좀 힙하다는 사람, 쇼핑몰 모델,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보통 20대 여성들이 많이 올리는 유형이다. 사진 한 장 올리고, 작은 글씨체+가운데 정렬로 한 줄씩 글을 올리는 것이다. 이런 경우 한 포스팅에 사진이 100+장 넘게 있을 때도 있다. 여기가 인스타그램인지 블로그인지 헷갈릴 정도로 감성 물씬한 사진이 특징이다.
- 진짜 알짜 배기형 블로거: 광고를 할 때 하더라도, 하나하나 되게 디테일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거도 있다. 특히 가보지 않은 곳이나 제품 리뷰를 볼 땐, 유튜브보다도 더 정확하게 사진&글 묘사가 있어서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요리를 할 때, 화분 분갈이를 할 때 등 생활 속 도움을 많이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런 블로거 덕분에 네이버가 포털사이트로서 명성?을 유지하는 것 아닐까 생각.
브런치: 브런치 st 재질이 딱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나는 오늘 퇴사하기로 했다"
"스타트업에서 살아남기"
"평범한 마케터의 영감 노트"
"고객을 사로잡는 UX writing"
"마음은 불안한데, 이유를 모르겠어요"
등등이 있다. 제목만 봐도 너무 브런치 스타일이라서 약간 소름이 돋을 때도 있지만, 나 자신도 브런치에 글을 쓸 때는 가장 브런치다운 제목을 찾기 위해 혈안이라는 큰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