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AR6 Climate Change 2021
놀랍지 않은 내용의 IPCC 제6차 보고서가 8월 전 세계 언론사 메인 페이지를 뒤덮었다.
놀랍지 않다. 이미 지구 곳곳을 불태우는 산불과 매해 거듭되는 폭염, 폭우 피해를 보며 이미 잘 알고 있었으니까. 경제 발전, 산업 보호라는 이름으로 그 문제를 외면하고 있었으니까.
기후위기는 이미 우리 삶을 턱끝까지 쫓아오고 있고, 이번 제6차 IPCC 보고서는 그 사실을 철저한 물리 과학에 기반해 추적한 것일 뿐이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명확하다. 급진적인 변화 없이 우리는 서서히 죽음을 가까이서 목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 협의체다. 국제연합(UN) 소속 기관으로, 전 세계 기상학자부터 해양학자, 경제학자 등이 모였다. https://www.ipcc.ch/report/ar6/wg1/ 홈페이지에서 모든 리포트를 조회할 수 있다.
(1) 지구 기온 정말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구 기온을 얘기할 땐, '산업화 시대(1850~1900년)'를 기준으로 잡는다. 탄소 배출이 엄청난 속도로 늘었고, 기후 현상에 영향을 미친 시기이기 때문이다. 제5차 IPCC 평가보고서가 나올 때만 하더라도, 산업화 시대를 기준으로 0.78도 오른 상태였다. 100년 동안 0.78도가 오른 것이다. 그런데 이번 제6차 보고서에서는 불과 10년 만에 0.31도가 올랐다. 이 속도라면, 100년 동안 오른 온도 폭이 20년 만에 거뜬히 오를 수 있는 것이다.
(2) 대기와 해양, 육지 온난화가 인간 영향에 의한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지난 5차 평가보고서는 ‘지구온난화는 명백한 사실이다’라는 게 주요 논의였다면, 이번 보고서에서는 달라진 게 있다. 그 원인이 ‘인간’에게 있다는 걸 확실히 짚어 말한 것이다.
170년 동안 지구 기온이 바뀐 추이를 보여주는 그래프인데, 1980년대부터 누가 봐도 아주 수상하게 급격한 속도로 오른다.
지난 80만 년 동안 이산화탄소량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봐도 결과는 비슷하다. 인간이 본격적인 산업활동을 시작한 후 엄청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한다. 410ppm이라는 농도는 200만 년간 볼 수 없던 수치지만, 지금의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수치다.
IPCC 제6차 보고서는 증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들이 일명 ‘탄소중립주’로 주목받은 거다.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진행하는 상장사 '에코프로에이치엔'은 7월 1일 이후 36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증권업계는 앞으로도 풍력, 태양광, 수소, 친환경 건축 등 시장이 더 주목받을 거라 기대한다. 호황 파티를 벌이는 회사들이 기후위기를 얼마나 빠른 속도로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