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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들어도 좋은 노래
파도 2
by
김운용
Nov 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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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오지 않는 바닷가 모래기슭
한나절 흰 물결이 말없이 밀려온다.
어둠이 짙어가는 바닷가 모래기슭
그리운 사연들이 한없이 밀려온다.
파도는 어디서 오나
하얗게 부서져 오나
생각은 떠올랐다 사라져 가고
마음도 파도같이 부서져 간다
대중가요 노랫말인데 마치 시와 같이 멋집니다.
노랫말에서 풍겨나는 분위기도 한폭의 그림이 연상
되기도 하고 멜로디도 그 못지않게 감상에 푹 젖게 합니다.
노랫말을 들여다보면
,
아무도 없으니 바다의 계절은 가을로 접어들었거나 아님 겨울이겠지요.
아무도 없을 것 같은 바다를 홀
로 찾은 주인공의 심정은 아마 쓸쓸하고 외로워서 일거구요.
흰 파도를 쳐다보고 있노라면 슬픔이 달래지기보다 더 외롭고 슬퍼져 오고
노랫말처럼 애써 잊으려해
도 아픈 마음만 파도에 밀려와 더 쌓이게
되는데
만약에 노랫말의 주인공이 바다가 아니라 산을 찾
았다면 슬픔과 외로운 심정일랑 허덕이며 힘겹게 올라간 산정상에서 다 날려
버렸을텐데요.
곁에 있었다면 바위산을 가보라고 권했을텐데 아쉽습니다.
흙산들은 정상에 오르기전까지는 전망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산을 오를때 주위가 막혀있으면 힘이 곱절은 들게 되거든요.
반면에 바위산들은 나무들이 바위위에 무성하게 자랄수 없어 중간 중간 솟아오른 바위에서의 휴식
과 탁트인 시야로 다른 생각들을 잊게 해줍니다.
산 정상에 걸린 하얀 구름과 파란 하늘은 슬픔과 외로움을 지우기에 적격입니다.
외롭지 않은데도 썰렁한 바다를 찾았다면 십중팔구 한잔씩들하고 운전기사를 졸라 불콰해진 기분을 시
원하게 달래려는 술꾼들의 행보겠지요.
사진은 설악산 신흥사가 아니고 진안군 마이산에 있는 절입니다.
이십년 전 쯤인가, 한 스님을 만난 짧은 인연이
문 득 기억이 나서 지난주에 바다를 갔었습니다.
그때 수배를 당해 경찰에 쫒기고 있었는데 답답한 심정에 바다나 보러가자며 나선 길이었습니다.
포구안에 있는 어느 식당에서 내다 놓은 방파제 길
위 파라솔밑에 자리를 잡고 도다리 한접시에 소주
한잔을 해봐도 술잔만 오갈뿐 답답한 심사는 달라 지지 않았습니다.
방파제를 때려대는 무심한 파도는 탁자위에 술병만 늘어가게 했지요.
그렇게 술만 퍼마신 밤이 지나고 난 후 아침에 바다
를 뒤로 하고 발길을 돌려 설악산엘 올랐습니다.
신흥사를 가려던 건 아니었는데 앞서 걷던 스님의 발길에 이끌려 따라 걸었습니다.
스님이 흘낏 뒤돌아보며
" 갈때가 마땅찮으면 날따라 절깐이나 가십시다."
말을 남기고는 계곡에 놓인 넓직한 돌들을 날렵한 발걸음으로 훌쩍 건너갔습니다.
신흥사 일주문앞에 먼저 가 서있던 스님이
,
심령술
을 가진 도인도 아닌데 내가 어찌알겠냐만은 좋은 인상을 가지고도 수심을 지우지 못하면 근심만 더
할뿐이니 절깐에서 하룻밤 보내면서 털어버리라 하길래
" 우리가 그렇게 보이십니까?"
산엘 왔으니 산이나 더 올라가봅시다 선문답을 주고는 스님은 또 앞서 걸어갔습니다.
일행보다 빠른 걸음으로 스님뒤를 바짝 쫒으며 바다와 산을 찾게된 속내를 털어놓았는데,
"죄를 지은 게 아니라면 근심도 필요치 않으니 내일 낙산사에 와서 바다나 한번 더 보시지요.
인연이 닿으면 봅시다. 중놈들이 날
지완스님이라 부르니 시간이 나면 찾아오시
지
요."
산을 같이 오른지 한시간 정도 지나 스님은 신흥사 요사채 안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지난주에 바다를 찾아 간김에 이십년전에 큰 도움
을 준 스님을 한번 뵈려했는데 애석하게도 스님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스님의 소식은 알고 있지만.
파도라는 노래를 소개하려던 거였으니 마저 마무리 를 지어야겠습니다.
파도라는 노래는 정미조씨가 197
3년에 발표했는
데 제목 대로라면 여름에 특화된 노래라 생각되지
만 노랫말을 읽어보면 겨울의 바다풍경이라서 여름
에도 겨울에도 별로
어울리지않다 판단했는지
방
송 을 덜탔고 정미조씨의 다른 노래보다는 크게 알려
지
진 않았습니다.
정미조란 가수의 노래실력과 파도란 노래의
멜로 디는 국제가요제에 출전을 해도 좋은 아주 뛰어난 감성의 노래죠.
원래는 김정희라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가수가 정미조씨보다 앞서
불렀지만 정미조씨가 정식취입
해
부르게 되면서 전파를 타게 되었습니다.
대중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와 특정 감성을 가진 마니아들의 선택은 다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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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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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소설을 쓰고 있는데 종결을 하게 될는지 알수없다. 그래도 다들 휴식에 젖는 시간에 난 소설을 쓸거다 나만의 탈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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