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이유 2

by 김운용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있는 작가의 수가 47,000명이라고 하고 그중에 브런치북을 발행한 작가도 2700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브런치북 한권을 발행하려면 같은 카테고리로 30편이상의 글을 써야 하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꾸준하게 글을 쓴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브런치에서 공식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지 겨우 넉달 밖에 안됬는데 브런치관리팀에서 결산 리포트를 보내왔네요.


클릭해가며 읽어보니 주로 소설류의 글을 써왔고 발행횟수가 상위 3%이내에 든다며 작가카드를 선물로 보내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참 의욕이 불타오를 때와 비교해 요즘 글쓰는 횟수가 다소 줄었고 욕구도 조금 식어가고 있어 제자리에 멈춘 듯 한 기분이 들어 고민하던 차 였습니다.



사실은 요즘 거의 억지로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글의 소재도 고갈되어 가고 있고 계획하고 있는 글도 뼈대만 정해 놓았을 뿐이지 내용 구성과 줄거리는 손도 못대고 있습니다.


실력도 안늘고 여기가 내 능력의 최대치인가 싶어 살짝 회의감도 들어 메모장에 있는 글 쓸 목록만 뒤적이면서 유목민마냥 정처없이 헤매고 있습니다.

글을 쓰려는 이유도 목적도 눈앞에 안개가 낀 듯 뿌옇게 희미해져버려 집중하기가 힘이 드는데

글을 쓰다보면 다들 한번쯤 겪게되는 시험대인지는 모르겠지만 고민입니다.


능력을 초과한 건 아닌지 정비를 해야 할 시기가 온거 아닌가 싶습니다.


그동안 매일 하루 한 편 씩의 글을 쓰면서도 피곤한 줄 몰랐습니다. 재미도 있었고 나중에 책을 내는데도 큰돈 안들이고 발간할수 있으니까 욕심도 생겨나 졸렬한 수준의 글인 줄 의식도 않고 염치없이 글을 올렸습니다.


많지는 않아도 작가분들 외에 내가 쓴글을 빼먹지않고 꾸준하게 찾아와 읽어주는 고마운 분들이 있으니 성의를 다하려 했지만 올려놓고도 늘 조심스러웠습니다.


의욕을 살리기 위해 다른 작가분들의 글도 읽어 보고 직장내 미술교실을 열어 동료들과 함께 그림도 배우려고 준비중입니다.




글쓰는 매뉴얼은 없나 검색을 해보니

철학자 탁석산씨의 글짓는 도서관이란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서평을 읽는데 무엇보다도 글쓰기의 궁극적인 목표가 인격을 닦는 것이다라는 부분이 강하게 인상에 남았습니다.


내 경험을 대입해봐도 적어도 글을 쓰는 동안만은 선량한 생각을 갖게 된다는 걸 몸으로 체험하고 있어 내용 전체를 다읽진 않았지만 선뜻 공감이 갔습니다.


가급적이면 댓글을 쓸때 이외엔 책 서평이나 인용을 되도록이면 안하려고 합니다.

자존심이나 자아가 강해서가 아니라 인용하기에 실력이 부족해 자신이 없기 때문인데요.


브런치 결산 리포트도 의욕 저하의 분위기를 넘어서는데 자극이 되어주었고 얼마전 내글도 책이 될까요란 책 서평을 올리신 신미영작가님의 글도 유목생활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될거 같습니다.


글을 쓰는게 아니라 인격을 써보자, 이기적인 욕심을 버리고.


원고료 대신 수건세트에 콩국수곱빼기 한그릇, 노래방마이크를 나에게 선물해준 몇안되는 고마운 독자들을 생각하며


첨부터 모든 글을 찾아 다 읽어주시고 하트표시까지 해주는 그분들이 있어 성의를 다해야겠습니다.


취미든 직업적이든 글을 쓴다는게 얼마나 고된 노동인지 지난 넉달 글을 써오면서 경험했습니다.


이 시간에도 장소에 관계없이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자판을 두들기고 있을 작가님들의 노고를 위로합니다.


앞으로 내가 가진 하트라이킷을 아낌없이 보내드리겠습니다.


글을 쓰는 일만으로도 다같은 동료요 동업자이니 서로 격려하고 응원해주면 힘이 되지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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