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태우다 울기도 하고 그래도 분이 안풀리고 울화가 치밀면 술잔을 붙들고 하소연이나마 탁자위에 쏟아냅니다.
그러다 술이 깨면 결국 무능한 자신을 탓하면서 어쩔수 없는 일이니 운명으로 받아들이자며 현실에 순응해버립니다.
부정한 세력들은 대개 사람들이 이처럼 체념하며 현실에 순응할때 어둠속에서 꿈틀거리며 숨어있다가 비리의 촉수를 뻗어 분위기를 살핀뒤 양지로 고개를 내밉니다.
한동안은 음지와 양지 합법과 탈법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신호를 위반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확신이 서면 그뒤부터는 아무런 죄의식없이 공공연하게 정당화를 광고해 선량한 사람들을 어둠의 세계로 유혹해서 끌려오도록 만든 후 훅 빨아들입니다.
십오륙년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만명이 넘는 직원들에게 지급될 임금을 자진 반납 형식으로 모아서 명예퇴직자들에게 지급할 명퇴기금을 조성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기금총액이 99억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6개월이 지나도록 기금 사용내역이 단 한가지도 공개되지 않자 몇몇 직원들이 기금 사용내역을 공개하라는 요구들을 사내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관계자들은 내역을 공개해달라는 글밑에 무미건조하고 형식적인 답변만 두줄짜리 댓글로 달았을 뿐 구체적인 근거자료에 대해선 일체 언급도 하지않았습니다.
모금액 99억에서 세금으로 납부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79억을 1년짜리 신탁조건으로 은행에 예치한 결과 이자 3억이 발생해 이자포함 82억을 명퇴직원들한테 지급했다는 사실을 몇몇 소수 직원들이 끈기있게 추궁해 어렵게 밝혀낸 건데 그보다 중요한 문제점은 그이후 드러났습니다.
구체적인 세부 집행내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금관리관계자들의 답변이 계속 달랐습니다. 세금납부액이 답변할때마다 22억에서 18억으로 마지막엔 20억 각각 차이가 났습니다.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명퇴기금을 지급하면 명예퇴직자들이 내게될 세금을 자신들이 미리 떼어 납부했다고 답변했는데
정작 명예퇴직자 보수표를 보니 이미 명예퇴직금까지 포함해 각각 개인이 근로소득세를 납부했음을 자료와 증언으로 확인했습니다.
납세증명을 확인해보면 틀리게 답변할 수도 없는 일인데도 끝내 납세증명은 공개하지않았습니다. 일이십만원도 아니고 수억원씩이나 차이가 나는 명백하게 부정한 문제점이 드러나자 몇몇 직원들이 진상규명을 위해 이사장과 어용노조위원장앞으로 내용증명을 보내 자료공개를 요구하고 관할세무서에도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이사장과 어용노조위원장은 이전에 자신들이 공개한 근거도 없는 부실한 자료와 터무니없는 궤변으로 몇몇 직원들의 지속적인 진상규명 요구를 묵살하며 오히려 적반하장격으로 협박까지 하면서 자신들의 부정을 은폐하려 했습니다.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십억원이나 되는 공금을 횡령한 비리 사건이 벌어졌는데 만명이 훨씬 넘는 직원들은 별로 관심도 갖지 않았습니다. 소유권이 넘어갔지만 자신들의 돈이었는데도요.
지나간 문젠데 새삼 들춰서 우리직장 이미지만 실추된다는 여론을 조직적으로 살포해 진상규명의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이사장과 어용노조위원장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점차 확대되어가면서 진상규명을 외치던 소수의 양심적인 직원들은 점점 고립되어갔고 공금횡령 의혹사건은 영구히 덮어져버렸습니다. 공금을 횡령한 책임을 물어 형사처벌할 수 있는 공소시효가 지나버렸기 때문입니다. 업무상 공금횡령죄의 공소시효는 10년입니다.
이들이 진짜 더 나쁜 건 만명이 넘는 직원들을 비리은폐의 종범으로 만들려고 사실을 기만하고 왜곡선전했다는 점인데 그런 부정한 술수가 진상규명의 외침을 덮어버려 기분이 참담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의도는 눈뜨면 미친 듯이 튀어오르는 서울의 아파트가격의 원인과 본질이 서로 같기 때문에
무리하게 보일수도 있는 팩트와 연결해 문제점을 부각시키려는 것입니다.
강남 아파트값이 수십억씩이나 호가하고 있고 투기족들이 퍼트린 감염으로 인해 강북지역의 아파트도 십억원 미만대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졌으니 미친 집값이란 말을
누가 처음 꺼냈는지 몰라도 아주 적절한 표현이라 눈물나게 공감이 갔습니다.
투기족들이 감염시킨 아파트 투기바이러스 가 근절되어 집문제로만은 그 누구도 제발 차별도 소외도 당하지 않고 상실감으로 더는 눈물흘릴 일이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