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띄워 가자

by 김운용

배 띄워 가자



겁도 없이 배를 띄웠다.


망망대해 먼바다로 떠나가는 여객선 한번 타본적 없는데 터부룩한 털보선장보다도 많은 나이에 배를 띄웠다.

경험이라곤 배를 타고 먼바다로 가고 싶다던

어린 시절 꿈이 고작이다.


마도로스 챙달린 모자쓴 선장이 폼나게 부러웠고 바다를 본 적이 별로 없어 그냥 먼나라로 가고팠다.


먼바다로 나가고 싶다던 어릴적 소박한 꿈이

어른이 되고 나니 태풍이 몰아쳐 오는 거칠고 높다란 파도위로 유람선을 타고 남극해 푸른 바다를 일주해보는 현실로 바뀌었다.



자유인이 되면 가보자 는데 자유인신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더 늦기전에 가보자.

또 다른 바다, 내 생의 바다로 꿈을 찾아 그래서 배를 띄운 거다.


함께 배에 오른 이 다들 첫 출항이다.

고기잡이에 서툴러 빈손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

아님 거센 풍파를 만나 좌초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깊고 고요한 바다에 던져져 다시 살아나기 어려울지도 모를일이지만


두려움일랑 바람에 날리고 뱃전에 서서

다같이 노를 저을 생각이다.


키를 잡은 이나 그물을 내리는 이나 믿고 가야 한다. 배가 뒤집힐 만큼 중요한 일 아니면 서로를 믿어야 한다.


불만때문에 할말 안할말 다뱉으면 믿음이 떨어져 배가 어디로 가겠는가.


이젠 배띄웠으니 합심해 노저어가자.


거친 파도와 칠흙같은 어둠이 몰려들 올거다.

젊은 날 불같은 투지와 용맹함은 비록 줄어들었다해도 배띄우기전부터 다져온 굳센 의지로 헤쳐 나갈뿐.


아무런 번민도 없이 노 저어가자.



사무실 앞마당에 목련이 봉긋이 봉오리가 솟아 곧 꽃이 필 기세입니다.


내 긴머리 자르며 (최백호 작곡 시, 양희은 노래)



내 긴 머리 자르며 그대 생각 지웁니다 서러운 가슴을 비웁니다

내 긴 머리 자르며 눈물을 삼킵니다

메마른 입술을 깨뭅니다

이제는 잊어야하는 그대와의 기억들이

발 아래 흩어져 날립니다

세월이 흘러 가면 잊혀진다 하였지만

세월 속에 아파야 할 내 마음이 애처로워

내 긴 머리 자르며 아픔을 참습니다

차라리 두 눈을 감습니다


내 긴 머리 자르며 미움을 버립니다.

작은 소리로 웃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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