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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운용 Apr 01. 2022

이발소와 헤어샵



이발소와 헤어샵




아버지의 뒤를 따라 머리를 자르러 간다.

길 건너편 극수아저씨네 이발소로 간다.


이발소까지 느릿하게 걸어도

오분밖에는 걸리지 않는 길

아버진 연신 담배를 피우신다.


"머리 시원하게 자를거다."


뒤를 돌아보시며 자꾸만 다짐을 받으려 한다.


머리를 짧게 깎아야 한다는 서운한 맘이

이발소만 들어면 하얗게 지워져 사라진다.


이발소는 시원하다.

깨끗하라고 바닥에 늘 물을 뿌려서 집보다

시원하다


이발소는 냄새가 좋다.

아버지턱에 난 수염 면도할때 바르는

거품에서 풍겨나는 냄새가 좋다.


극수아저씨는 말이 없다.

아버지가

" 이봐 극수 저 놈 머리 시원하게 깎아주게"

한마디 던지면

내표정을 힐끗 보고  싱긋이 웃으며

그저 예 뿐이다.


이발의자앞 거울위에 걸린 풍경화도 그립다.

극수아저씨는 어디 있을까?


지금은 사라진 이발소 풍경

아버지와의 추억을 그리며

오늘 난 아들의 손을 잡고 헤어샵으로 간다.


"바리깡대고 짧게 잘라주세요."


"아빠 앞머리는 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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