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가운이 몸에 둘러지고눈을 지그시 감으려는데손님 지난번보다 머리숱이 좋아진거 같은데 손님들이 그러는데 전립선치료제를 먹으면 머리카락이 난다는데 드셔보시지 그러냐 이발사노인이 슬며시 잠이 드려는 날 순간 눈을 뜨게 한다.
" 글쎄요. 머리가 부족하다 느낀게 쉰살쯤 부턴데 그동안 오십년을 여유있게 지내왔으면앞으로 백년을 살게될는진 모르겠지만 나머지 세월 부족한데 로 자연스럽게 사는게 속 편합니다.
영감님 혹시 율부린너 아세요."
" ....... "
" 제가 좋아하는 미국영화배운데 그사람도 머리가 완전한 불모지인데도 멋지거든요. "
" 가발도 요즘 잘나오는데."
냉정하게 끊어주지 않으면 끝도 없이 이어질 이발사노인의 대머리얘기를 단호히 잘라야겠어서
" 영감님 아까 할머니하고 피박에 광박인데 아니라 우기시던데 피박에 광박 맞습니다."
고스톱으로 화제를 돌려 시비를 가려주며 말이어감을 끊어버리자 그제서야 이발사 노인은 오로지 머리깎는일에만 집중했다
미용실보다 이발소를 찾는 횟수가 조금 더 많았던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
어릴적 아버지와 찾았던 추억의 향수를 요즘 이발소에서는 볼 수도 없고 단지 이발의자를 눞히고 따뜻한 물수건으로 피부를 부드럽게 해주고 나서,
거품비누를 부드러운 솔로 찍어 턱과 귀밑에 까지 바른 후 시퍼런 면도날로 구렛나루에서부터 턱수염 콧수염을 차례로 면도할때 서걱서걱 털깎이는 소리를 들으며 느끼는 아늑함 편안함에 빠져 잠이드는 그맛이 좋기 때문이다.
비용문제는 남자들은 이발소나 헤어샵이나 컷트값은 거의 같다.미용문제도 파마를 하지않는 한 고려할 점은 전혀 없다.
효율성이란 점에 관해선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서 머리숱이 많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 머리숱이 적은 대머리유전인자를 보유한 사람들의 경우 이발하는 시간과 노동을 대비해볼때 같은 이발비를 지불해야한다는 사실은 효율성과 형평성 양자에 있어 심각한 문제점이 발생한다.
하지만 어쩔수 없는 일, 대머리 유전인자를 가진 사람들이 일단은 절대 소수이니 억울해도 인내하는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