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n

가보지 않은 길

by 김운용


A-men



어른키보다 한 뼘은 넘는

길고 넓은 수초 군락

앞이 보이질 않는다


이름모를 벌레들이 수도 없이

날라 다니고

모기떼들은 피를 뽑으려

경계심도 없이 물어 뜯는다.


길은 없고

아무도 걸어간 흔적은 없다.

억세고 질긴 수초들을

낫으로 베고 발로 밟아

겨우 길을 냈다


누구나 찾아 길이 난 자리

발자국 따라서

별 생각없이

묻혀가도 되건만


그럴 수가 없다.

그러고 싶지 않다

귀찮고 고단하다해도

벗어던질 수 없는 짐

행여 풀러버릴라

질끈 동여 매고


앞이 보이지 않는

수풀을 헤집고

오늘 또 길을 낸다.


가는 곳 마다 낮선 땅

곳곳에 깊이를 알 수 없는

수렁도 패여 있을 거고

똬리를 틀고 독기를 품은 사악한 뱀과

전갈류같은 치명적인 독충도 있을터라

머리끝을 쭈볏세우며 경계를 해 보지만

위험을 무릎쓰지 않으면

길은 열리지 않을 것이다.


아직도 길은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도 길이 쉬이 열리리라

낙관할 수 없다


유대사람들이 길이 보일거라며

모세를 따라 나선 믿음을

맹신이라 비웃었는데


길은 사람이 만든다 했으니

믿음으로 나도 간다.

부딪쳐 간다.


수초에 베여 쓰리고 아파도

길을 찾아 갈 밖에는

도리가 없다


태어나

처음으로 기도나 한 번 해보자.


터 잡으면

두매기나 지국빼기라도

물어나 달라고.


A-men!



1

터2




장애를 가진 딸이 이유는 알 길 없는데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 When you and I were young Maggie "

가수는 Ann Br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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