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배롱나무 꽃잎 지고

by 김운용



전철역을 향해 걷다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

익숙한 비어홀로 발걸음을 돌렸다.


더위와 갈증을 씻고

까페앞 계단에 앉아

담배를 피다

떠오른 일들이 행여 잊혀질까

메모 하는데


등허리까지 치렁거리는

긴머리 아가씨가

넓은 자리 놔두고 하필

내 바로 옆에 앉아 담배를 꺼내 문다.


카키색 헐렁한 카고바지를 입고

꼭대기는 앞가슴이 드러날 만큼

아슬아슬 짧은 흰색 나시를 입었다.


담배연기를 뿜어대는 폼이

짧지않은 시간 끽연을 즐겨온 듯 보인다.


길게 담배연기를 내뿜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

흘낏 옆을 보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싱긋 웃고 고개를 돌려

한껏 젖은 목소리로 통화를 이어간다


담배를 알게 한 애가 있는데

한 밤에 찾아와

힘들때 담배나 피우라며

새벽 집앞골목에서 담배를 건네주더라

그 친구가 생각난다며


담배를 잡지않은 손이 있지만

손가락하나 움직이지 않고

통화를

편안히 끝내더니


아저씨. 먼저 갑니다.


빈 담배갑을 내곁에 남기고

비바람에 흩날리다 떨어진

배롱나무꽃잎을 밟으며

우리가 있던

맥주집으로 뛰어 간다.


여름 밤

아직 훤한데

한 잔 만 더할까.



- 여름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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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덥고 뭔가 시원한게 생각날때

맥주 한잔이 그립지만

신나는 노래 한곡도 더위씻는데 아주 좋습니다.


내가 이십대때 좋아했던 곡이라 올드하긴해도

듣다보면 절로 시원해집니다.


그룹 Opus의 노래죠. Live is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