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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운용 Apr 15. 2023

봄이 좋은 까닭은


봄이 좋은 까닭은



사월의 산은 어딜가나 지천에 다 꽃이다.

배낭을 둘레 메고 목적없이 나서도


봄이 좋은 이유는


자고 일어나면 색깔이 다른 꽃들과 새로이 돋아난 초록의 잎들로 하루 하루 다른 풍경이 태어나기 때문이다.


수북하게 갈잎만 쌓여 걷기는 좋아도 스산하기만 했던 겨울산길.


그새 모진 삭풍을 다 잊었나

꽃무리들이 골짜기에서 쏟아져 내리는 봄바람에 하늘 하늘거리며


세잎 네잎 다섯잎

자그마한 손을 흔들며 활짝 웃고 있다.


지치고 공허한 산객의 마음을 달래 주려는 몸짓이라 생각하니 선한 고마움에 절로 웃음이 나온다.


이 봄빛은

쓰다남은 색색의 물감을 끄트머리까지 짜내

흠뻑 물먹은 붓으로 휘휘 저어

하얀 도화지에 홑뿌려가며 색칠한

수채화보다 더 진하고 선명하다.


오랜 노동으로 흐려진 눈을

깨끗하게 씻겨주니

꽃잎에 그려진 줄무늬까지도 또렷하다.


산목련 제비꽃 황매화 조팝나무꽃

개나리 산앵두나무꽃 진달래 산철쭉

군락을 이룬 상고대


물버들나무 아래로 게뭉게 구름처럼 피어올라

먼 산골짝엔 봄꽃이 한 가득이다.


저렇듯 찬란하기 때문에 봄을 좋아하노라 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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