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옥수수 찬가

by 김운용


이맘때

어머닌 밭에 나가

옥수수를 가득 따서

똬리를 머리에 얹고

한대야 이고 오셨다.


수염이 시커멓게 쇤

잘익은 놈으로만 고르고 골라


부뚜막에 걸터 앉고선

질기고 억센 껍데기를 벗기느라

머리에 쓴 수건너머로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앞마당 담벼락 아래에 만든 화독에

양은솥을 걸고

당원넣고 소금 넣고

휘휘 저은 뒤 알이 꼭꼭 찬

옥수수를

가득히 넣어 푹 삶으셨다.


고소하고 오묘한 그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삶은 옥수수는 소금간이 적당히 베야

맛이 있는 거라며

당원보다 소금을 더 풀어

달달함보다 약간은 짭잘했던

그 맛이 지금은 없다.


어머니가 삶아준 옥수수의 맛은

당원의 맛도 소금맛도 아니란 걸

먼 훗날 깨달았지만


어디서도 어머니의 옥수수를 맛볼수 없으니

애석하기 그지없다.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하루 종일 옥수수만 뜯고

밥대신 누런 옥수수만 뜯어도

배고픈 줄 몰랐는데


옥수수 알갱이 줄 끊어질세라

조심 조심 떼어내며 놀았는데


퇴근길 아내가 사온 옥수수를

뉴슈가 넣고 맛소금 뿌려 삶아도

그해 여름 어머니의 옥수수맛은 아니다.


지금 어머닌 여기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