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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운용 Aug 20. 2023

달맞이꽃

비오는 날에 우산을 쓰지않는다(연작4)


4. 달맞이꽃


1.

달이 좋은가 보다.

외줄기 노란 꽃잎

달빛이 환하게 비추는 밤 하늘아래

꽃은 오롯이 너 하나


밤이 좋은가 보다.

밤에 피는 걸 보면

어쩌다 달빛 구름에 가려진다해도

오롯이 꽃은 너 하나


희뿌연 물안개 새벽강 위로 내려앉은

선착장 발 묶인 나룻배

달이 뜨고 난 후부터 찾는 사람없어

배도 더는 오지 않는다.

 

동그란 띠 곱게 두른 달무리 여울진

달은 점점 더 서편 산너머로

무심히 흘러 가고 강건너 팬숀에

하나 둘씩 불이 꺼져간다.


달이 지고 새벽어둠이 걷히자

고개숙인 너는


그리운 이를

그리워하는게

부끄러워 할 일도 아닌데


그리움이 꽃이 됬다고

그리움이 꽃이 됬다고


아무도 없는 강 언덕

고개 숙인 노오란 꽃잎

외롭다.



2

까페옆 골목길

담장 아래 꽃이 피었다.


민들레도

분꽃도 봉선화도


내가 좋아하는

달맞이꽃도


매일 다니던 길

왜 몰랐을까


외줄기 노란 달맞이꽃이

아니었으면 또 몰랐을텐데


어쩐 일로 한낮에

샛노란 꽃잎을 흔들며

불러 세웠을까


우산을 쓰지 않았기에

눈에 띄었지

모르고 지나칠 뻔 했을 걸


달빛이 남달리 푸르던 밤

풀죽어 고개숙인

노란 꽃잎

외롭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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