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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운용 Apr 23. 2024

3-3 발달장애인 지수를 위해

소설 :  마음으로 쓰는 편지 - 아빠 안전벨트 매


3-3 발달장애인 지수를 위해


오래 전에 자폐소견을 진단받고 장애인 등록까지 마쳤지만 소리를 지르고 상동행위도 심해 행동 조절과 심리적 안정을 위해 유명 신경정신과 의원에서 추가로 심리진단 검사를 받았습니다.


반응성 애착장애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면서 별도로 약 처방을 해줘 한동안 복용을 하다가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커서 지금은 약물복용을 중단했는데,


지수 할아버지, 할머니는 때가 되면 좋아질거라 걱정말라시지만 격한 행동을 보일때면 약물복용에 대한 유혹이 생겨납니다.


지금이야 정부에서 영유아 발달장애검사를 무료로 시행하고 있고 육아나 조기교육문제도 전문교육 기관이나 시설이 많아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지수가 어린이집을 다니던 시절엔 장애아의 육아나 보호는 엄마아빠만이 감당해야 했습니다.


지수의 사회성 발전을 위해 어린이집을 보내기로 결정하고 집근처 가까운 곳에 있는 어린이집들을 방문했으나 가는 곳마다 거절을 당했습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가 있으면 다른 아이들 한테 피해를 주게 되고 다른 아이 부모들이 항의를 하기 때문에 받을 수 없다는게 거절의 이유였습니다.


어이도 없고 기가 막혀 말도 안나왔지만 물러나는 수 밖에는 별수가 없었습니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돌아다니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한 어린이집 원장님이 아이를 받아주겠다고 해 두말도 않고 데리고 갔습니다.


사나흘이나 지났을까요.

아이를 데리고 있기가 힘들다며 원장님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조퇴를 하고 달려가 아이의 손을 잡고 어린이집 문을 나서는데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서러움의 눈물이 빗물처럼 주루룩 흘러 내렸습니다.


더는 방법이 없어 ○○복지관 상담사 ○○○ 선생님을 찾아가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서 인품이 훌륭하신 어린이집 원장님을 연결해 주셨습니다.


지수가 특수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몇년을 가족같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보낼 수 있어서 지금도 큰 도움 을 주신 두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수에겐 설리번선생님 같은 분들이십니다.


천사같은 두분 선생님들에 대한 고마운 이야기는 감사한 마음을 담아 따로이 본글에서 소개드릴 생각입니다.


요즘은 문제가 없지만 지수가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도 다른 사람들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먹을 걸 집어 오곤 했는데 어린애라 귀엽다며 접시에 담아주는 맘씨 좋은 분들도 있는 반면에 버럭 화를 내는 분들도 있어 얼른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변상해준 적도 있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무단으로 집어 들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짓는 지수의 만행(?)은 소유에 대한 개념을 이해 못하고 타인과 나라는 관계설정을 함에 있어 상호작용이 원활하지 않은 발달장애의 전형적인 특징 그대로 입니다.


소리를 지르고 손을 깨무는 등 상동행동을 보여 지수는 발달장애의 특징 중에서도 특별한 편이었는데 나이가 들고 성장하면서 인지능력이나 사회성 부분에서 점차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부모가 포기하지 않고 헌신적으로 도움을 주고 사회적 교육이나 지원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제공된다면 장애를 넘어 설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이야기를 글로 쓴다면 장편 소설 한권을 쓰고도 모자란다는 말처럼 구구절절 가슴아픈 사연들이 산처럼 쌓여 있을 겁니다


단체행동을 통해 청원도 하고 집회도 해온 발달장애인 부모들과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으로 평생교육 등 발달장애인 관련 지원책과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어 안심입니다만 많은 장애인들과 부모들은 여전히 불안해 합니다.


1992년생,  지수도 서른이 넘었으니

장애만 아니라면 부모곁을 떠나 독립을 했을테지만 아직도 부모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장애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대개가

인지와 언어를 구사하는 기능에 장애가 있어 독립적인 사회생활을 해나가기 어렵기 때문에 (발달)장애인은 평생을 누군가가 보살피고 돌봐 주어야만 합니다.


그런 까닭에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보다 하루라도 더 살다 눈을 감는게 소원이지만

속마음은 자신들이 세상을 뜨고 난 후 자신들처럼 돌봐줄 안전한 사회적 보호망을 절실히 바랄 뿐입니다.


발달장애인 딸의 미래를 위해 작은 공동체시설을 만들려는 계획을 오래전부터 시도해왔으나 능력이 부족해 번번히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지만 죽기전에 반드시 그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속절없이 시간만 가는게 아쉬워 사랑하는 딸의 이야기를 소재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스스로는 말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의 삶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교류하고 싶어서 그들(딸)의 생각을 빌어 그들(딸)의 이름으로 긴 글을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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