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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딴노래 좀부르세요.
by
김운용
Jul 2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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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일이다. 선배들은 노래방에만 가면 왜 강 노래만 부르냐며 어느 후배가 핀잔하는 걸 본 기억이 난다.
제발 딴 것 좀 불러라. 안 그럼 마이크를 확 빼앗아 버리겠다며 전의에 불타는 목소리로
선전포고라도 하듯이 선배들을 몰아붙였다.
강 노래 외에 특별한 레퍼토리가 없는 선배들 은 아는 게 없는데 뭘 부르냐며 볼멘소리로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궁색해 보이긴 했다.
요즘 4~50대 아저씨 그룹들은 신성우, 이승환, 김범수 심지어 성시경까지 아우른 발라드풍의 노래를 가사도 안 보고 잘들 부른다. 이제 앞으로 흘러간 시절 강 노래를 기억해 부르는 사람은 절대 소수 거나 거의 없을 거다.
강 노래만 부르냐며 예전 후배가 핀잔을 주었던 기억도 곧 전설이 되어버릴 것이다.
사실 트로트도 창가나 신
민요를 극복한 새로운 스타일의 유행가이자 한 시대를 대변했던 트렌드였었다.
한때는 그 시대의 사건과 아픔 슬픔 희망 등 대중의 한을 이전의 노래와는 다른 세련되고 애달픈 곡조로 담아냈었다.
그 깊은 한과 가슴 저미는 애정의 역사를 정서적으로 영향받으며 자란 이후 세대들은 자신들이 직접 겪진 못했으나 핀잔을 받으면서도 많이들 부를 수밖에 없었다.
강 노래를 주로 부르던 세대들을 대신해 변명해주고 싶었다.
세월 따라 유행이 많이 변해가니까 트로트도 잊히거나 부르지 않을 수 있으나 외면하거나 거부감을 가질 필요까지는 없지 않을까 싶다.
핀잔을 준 후배 정도의 세대들은 선배들이 마이크만 잡으면 세월을 한참 거스르는 듯한 트로트만 불러대니 지겹기도 하고 정서적으로도 차이를 크게 다르구나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정서적 차이도 못 느낀 채 아저씨들은 마치 자신이 가수요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 눈을 질끈 감고 인상을 잔뜩 찌푸려가며 갖은 감정을 잡아놓고 흥이 절로 오르니 마이크를 붙잡고 놓지 않으려 했던 거다.
애쓰고 악을 써봐도 아무도 호응 않고 거들떠보지도 않는데 그토록 열심이니 사실은 같은 아저씨인 내가 봐도 애처로웠다.
강을 제목으로 삼은 노래는 트로트 중에서도 컨츄리스러운 분위기가 많이 풍긴다. 개인적으론 나도 별로 선호하진 않는다.
기억나는 대로 적어보자면
소양강 처녀, 처녀뱃사공(낙동강) 영산강아 말해다오, 눈물 젖은 두만강, 대동강 편지, 꿈꾸는 백마강, 압록강 칠백 리 등이 널리 알려진 노래들인데 그 외에 강을 주제로 한 노래들까지 치면 수도 없이 많다.
강을 주제로 하거나 제목을 강으로 정한 트로트곡들이 아저씨들의 주 레퍼토리로 선곡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강 노랠 부르며
기분이라도 강물 따라서 고향 쪽으로 흘러가 보며 향수를 느끼고 싶어설거다.
소양강 상류에서
나도 강과 고향을 연결해서 기억할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다. 설악산에서 발원해 길고 긴 물 흐름으로 가는 곳마다 식수와 농수도 되어주고 큰길이 없던 시절 외지로 통하는 통로도 되어준 강물의 노래, 소양강 처녀를 잊을 순 없다.
그 시절 소풍 때면 소양강 처녀를 애국가처럼 목이 터져라 다 같이 합창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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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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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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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소설을 쓰고 있는데 종결을 하게 될는지 알수없다. 그래도 다들 휴식에 젖는 시간에 난 소설을 쓸거다 나만의 탈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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