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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칠월 칠석
by
김운용
Aug 14. 2021
오늘이 음력 칠월 칠일 칠석날입니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칠석 하면 견우직녀의 사랑과 이별이 떠오를 겁니다.
그 얘기 다시 한번 꺼내보겠습니다.
옛날 소를 모는 목동 견우와 베를 짜는 처녀 직녀가 일에만 파묻혀 도무지 결혼은 물론 연애조차 관심
없어하자 보다 못한 옥황상제가 나서서 중매를 서주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도 순진했던 두 청춘 남녀는 한번 사랑에 불이 붙기 시작하자 목동일이며 베 짜는 직무는
마냥 내팽개쳐버리고 사랑놀음에만 빠져
버렸습니다.
직무를 망각하고 하늘나라의 깨끗한 물을 흐렸다는 옥황상제의 어이없는 분노로 눈밖에 난 견우와 직녀는
은하수 양쪽 끝 멀리 헤어져 살라는 강제 이별 조치를 당하게 됩니다.
중매를 설 땐 언제고 강제 이별이라니 옥황상제가 원망스러웠지만 견우와 직녀는 헤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정하게도 옥황상제는 이 둘의 사랑을 해마다 7월 7일 단 하루만 만날 수 있게 허락합니다.
하지만 은하수에 다리가 없어서 하염없이 바라만 보다 그리움이 눈물이 되고 그 눈물이 비가 되어 땅 위를 적시자 이를 딱하게 여긴 까마귀와 까치들이 은하수로 날아가 머리를 맞대고 다리를 놓아줘 두 연인은 해후하게 되었습니다.
견우와 직녀의 애절한 사랑의 가교를 만들어 주기
위해 까마귀와 까치들이 모두 다 은하수로 날아가
버려 오늘 하루는 그들을 볼 수가 없습니다.
해마다 칠석날 비가 내리는데 그 까닭은 일 년 만에 만나 사랑을 나누는 기쁨의 눈물이고 다음날 내리는 비는 이별의 아픔으로 흐르는 눈물입니다.
애틋하고 슬픈 사랑의 전설과는 반대로 옛날부터 칠월칠석을 길일로 여기며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여러 풍습까지 생겨났습니다.
불교에서도 음력 칠월 십오일 백중날까지 연이어 등불을 켜고 구천을 떠도는 망자의 혼을 달래기
위해 사십구재를 지내고 천도재를 올립니다.
불교에서 인연을 말할 때 억겁이란 말을 씁니다. 상상을 초월한 시간이라 연도로 계산한다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무한히 긴 시간을 겁이라 합니다.
옷깃만 스치는 사이도 무려 500겁의 인연이 쌓여
야 가능하다고 하
고 견우와 직녀의 못다 한 인연은 수만 겁의 인연이 쌓인 것이니 견우직녀가 일 년
내내 흘린 그리움의 눈물이 비가 되어 흐른다 해도 무리가 아닐 겁니다.
불교의 겁이란 그만큼 모든 인연이 소중하다는 걸 일깨우는 가르침입니다.
어릴 적 어머님 손을 잡고 새벽어둠을 뚫고 두견새
우는 산길을 따라 산사에 갔었는데 칠석기도는 백팔 번을 엎드려 절을 하셔야 한다며 새벽 내내 절을 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워낙 빠르게 변해 세대공감이 무색한 시대라 잊혀져가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칠석날 사랑과 이별 인연 그 특별한 의미를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요.
견우와 직녀의 사랑의 가교 까마귀와 까치
그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오늘 이후부터 몇 차례는 까치들의 사랑 얘기를 써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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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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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고 있는데 종결을 하게 될는지 알수없다. 그래도 다들 휴식에 젖는 시간에 난 소설을 쓸거다 나만의 탈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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