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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해서 좋은 사람들
발달장애인 성민이1. 하루만 더 살자
by
김운용
Jul 3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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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이는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30살 청년이다. 내
딸 민주하고는 특수학교 동창생이며
키도 크고
체격도 좋아 듬직하다.
인물도 훤해 상동 행위만 보이지 않으면 인기남이었
을 친구다.
언어구사능력에 장애가 있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고 평소에 표정이 거의 없다.
특수학교 다닐 때
그래도
성민이는 식사시간 때만 되면 제일 먼저 식탁으로 달려가 의자에 앉으며 흐뭇하게 엷은 미소를 띤다.
자리를 차지하고 나서 득의만만
해하는 천진무구한 그 표정 하나로 엄마들을 환하게 웃게 만드는 매력남 이기도 하다.
자리를 잡고 나면 말은 없지만 자기 엄마가 있는데도 특유의 표정으로 자기 옆자리로 오라며 물끄러미 날 쳐다본다.
대부분 엄마들인 부모모임에 아빠 참석자는 나 혼자 뿐일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민이와 같은 발달장애 아들들과는 친해졌다.
아무 말 없이 내 손을 잡는 친구도 있고 누구 아빠냐고 아까 대답해줬는데 물어보고 또 물어보는
친구도 있지만.
주로 성민이와 같이 언어구사능력이 원활치
않은 아이들과 내 말만 따라 하는 메아리 같은 대화만 주고받았지만
우린
잘 어울렸다.
그 녀석들도 엄마들 하고만 다니다 아빠같이 생긴 아저씨가 보이니까 신기하고 반가워서 날
잘 따라
다.
성민이는 콜라 삼겹살 밥 햄버거 햄
등 주로 고열량 식품들을 좋아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 지만.
이런 식습관 때문에 혈당 혈압 수치가 정상수치보다 높아져 당뇨나 고혈압으로 발전할 소지가 높은 대사증후군
증세를 보이는 사례가 성민이뿐 아니라 다른 발달장애인들
중에도 꽤 많다.
그동안 말아톤 같은 영화가 상영이 되고 부모들이 오랫동안 단체도 만들어 정부나 국회를 상대로 발달장애인들의 권리보호를 위한 법률 제정을 요구해 교육 주거문화 직업 등 시설이나 보호 교육
기관들도 많이 생겼다.
성민이와 같이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많이 달라졌지만 그들이 권리를 누리며 살아갈 공간이나 기회는 여전히 부족하다.
시설이나 교육기관을 이용하려 해도 오랜 시간 대기해야 하고 추첨까지 해야 한다.
어렵게 이용하게 됬더라도 이용기간이 만료되면 다른 곳을 찾아 유랑해야 한다.
이렇듯
부모가 죽고 난 후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난관과 장애물이 아직
은 너무 많다.
부모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질병 중에 완치가 가장 어려운 게 발달장애라고 본다.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정의된
바도 없고 치료약도 사실상 전무하다.
단지 웅얼거림이나 불안한 상동 행동, 틱장애와 같은 행동을 조절 완화해주는 신경정신계통의 약들이 있을 뿐이다.
부모들은 장애자녀들과 같이 생활하니 운명적으로 발달장애인 심리 연구 전문가가 될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요원한 의학적 치료보다 반복된 교육을 통해 발달장애인들이 사회성을 익히고 배워 부모
사후
에
자기 의지로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
기를 원한다.
부모들한테는 특수교육이나, 심리학, 사회복지사
선생님들과의 직접적인 교류와 소통이 그래서 더욱 절실하고 필요하다.
아이들보다 단 하루만이라도 더 살아야 할 텐데 막막하고 무
겁게 짓누르는 삶의 무게를 견디며 속으로만 담아두고 있는 슬프고 쓰라린 가슴앓이,
나 같은 아빠들보다 엄마들이 몇 배나 더 아프다.
성민이 엄마는 입학 때부터 우리 민주를 자기 딸처럼 아주 귀여워했다. 어디 행사를 갈 때에도 성민이와 민주 손을 양손으로 잡고 챙겨준다.
63년생으로 나보다 한살이 적은데 외모로만 보면 한참 동생 같아 보일 만큼 어려 보였다.
목소리도 행동하는 것도 조용하면서도 애교도 있고 귀여워 엄마들도 다들 좋아했다.
민주를 앞에 앉혀놓고 양갈래로 머리를 예쁘게 꼬아 단정하게 매무새 해주고
일부러
머리핀
을
사 와 흘러내리지
않게 장식까지 해줬다.
민주가 귀엽고 깜찍한 탓도 있지만 민주 챙기는데 어설퍼보이는 내가 애처로워 대신 챙겨줄 만큼 자상했다.
남편과 성민이 문제로 갈등도 많고 부부싸움도 자주 격렬하게 한다며 성민이 아빠가 민주 아빠만 같았으면 좋겠다며 가끔 속앓이를 털어놓기도 할 정도로 친했다.
워낙 동안이고 얼굴이 작고 또 아무리 친해도 여자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기는 곤란한 일이라 그냥 지나쳤지만 눈가
에 낀 기미나 흐린 다크서클이 늘 눈에 띄었다.
○○랜드에서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참여하는 체험
프로그램 일정이 있는데 부모들을 탑승할 차량은 별도로 필요하다는 선생님의 요청이 있어 11인승 승합차를 가지고 합류했다.
늘 그랬듯이 성민이 엄마는 자신의 옆자리에 민주를 앉혀놓고 한 팔로 감싸 안고 앉는다.
아이들만의 행사로 따로 자유시간이 주어져 엄마
들은 카페로 몰려갔다.
수다스러운 엄마들 틈에서 운전하시느라 고생했다며 엄마들이 이쪽으로 오라며 불러
가장 익숙한 성민이 엄마가 있는 자리로 가 앞자리에 앉았다.
검증 안된 정보들을 엄마들은 잠시도 쉴 새 없이 쏟아내는데 할 말도 없고 해서 얼음뿐인 아이스티만 쪽쪽 빨아댔더니 그 소리에 잠
이 깬 듯
성민이 엄마가 민주 아빠 나 너무 힘들다며 속 얘기를 털어놓았다.
남편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이 사정이 나빠져서 그만두고 남편 고향인 지방 소도시로 이사 갈 거 같다며 지방엔 시설도 적은데 한숨까지 쉬며 걱정을 했다.
다행히도 지방으로 가진 않았고 서울 근교 도시로 이사해 부모모임에도 계속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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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용
직업
소설가
소설을 쓰고 있는데 종결을 하게 될는지 알수없다. 그래도 다들 휴식에 젖는 시간에 난 소설을 쓸거다 나만의 탈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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