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따뜻해서 좋은 사람들
발달장애인 성민이 2 - 성민이 엄마
by
김운용
Jul 31. 2021
아래로
특수학교 저학년 때부터 시작한 부모모임은 처음엔 학교 측의 제안으로 결성해 나중엔 돌아가며 김장을 담가주고 서로 나눠먹는 끈끈한 친목 단체로까지 발전했다.
그런 친분 때문에 성민이네는 이사를 갔어도 전철
을
타고 40분을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가면
서도 부모모임에 꼭 참석했다.
성민이는 비만이라 계단을 오를 때 도움이
필요하
다. 엄마가 옆에서 팔을 끼고 거들어줘야 난간을 잡고 올라올 수 있었는데 작고 약한 성민이 엄마 힘으론 여간 힘겨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성민이 아빠는 자신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이 재정
난 때문에 어려움을 겪자 월세가 싼 곳을 찾아 의정부로 가자고 대책 없이 우겨서 이사를 가게 된 것이다.
월세가 싼 곳을 찾아 의정부에 왔지만 연고도 없고 도움을 줄 만한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미 그 지역 출신들이 태권도장을 몇 년째 운영해 자리를 잡은 불리한 조건하에서 태권도장의 재정난
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근근이 버티다 못해 결국 폐관을 했고 그 이후부터 부부간 갈등은 극심해졌고 성민이 엄마의 멍든 얼굴은 점점 자주 눈에 띄었다.
성격 활달한 경태 엄마가 성민이 아빠 불러다 혼조
내자고 열을 냈지만 친형제 동기간도 아닌데 남의 가정사에 너무 깊이 간섭하는 걸 대다수 엄마들이 꺼려해 흐지부지 돼버 렸다.
경태 엄마, 남혁이 엄마, 성민이 엄마, 그리고 나 이렇게 넷은 저녁식사를 위해 자리를 옮겼고 저녁
식사를 마칠 즈음에 성민이 엄마 가 아까 엄마들 전체 모임에선 차마 꺼내지 못했던 안타까운 사연을 털어놓았다.
아빠가 엄마한테 큰소리로 욕설을 할 때면 성민이도 따라서 소리를 지르고 발작을 하는 듯한 행동을 평소보다 심하게 한다면 서 그럴 때면 성민이 손을 잡고 데리고 나와 진정을 시켰다고 했다.
속상한 엄마맘을 알기나 한 것처럼 엄마손을 잡은 채 조용히 따라온 성민이를 끌어안고 아파트 놀이터에서 새벽 1시까지 울었다고 했다.
성민이는 중증 발달장애의 특징인 상동 행동을 보였
던 다른
때와는 달리 불안해하는 행동도 안 하고 엄말 가만히 쳐다보고 있더라면서 그래서 더
펑펑 울었다며 밥 먹던 식탁 위에
엎드려 흐느껴 울었다.
내가 주도해서 아빠들 모임 만들기를 추진한 건 그때부터다.
예상은 했지만 아빠들 모임은 모이는 것 자체가 힘이 들어 그만한 동기를 만들거나 친분을 이용한 각개격파식 접근이
필요했다.
소주나 한잔하자며 성민이 아빠한테 제일 먼저 연락했었다.
성민이 아빠가 술 마시는 걸 좋아한대서 일부러 의정부까지 찾아갔다.
의정부 하면 부대찌개가 유명하다. 어묵집과 형제
식당을 부대찌개의 양대산맥이라 하는 데 내실이 있는 형제 식당에서 성민이 아빠와 단 둘이 만났다.
엄마들 모임만으론 어려운 게 많다. 아빠들 모임을 만들어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할 일을 찾아보자. 우리 죽고 나면 성민이 민주 불쌍해서 눈감을 수
있겠냐며
성민 아빠의 감성을 자극했다.
원곡 아빠들 모임은 부모가 공동 운영하고 아이들도 조금씩 일도 거들 수 있는 카페를 차리기로 의견을 모아 기금도 꽤 모았다 한다. 우리도 그렇게 해보자. 성민이 아빠가 적극 나서 달라. 나는 공직에 있어 시간이 안 난다.
이미 성민이 엄마로부터 내 얘길 들은 터라 성민이
아빠는 자기가 어떻게 하냐며 민주 아빠가 당연히 앞장서야 하고 자기도 틈나는 대로 돕겠다고 했다.
뜻밖의 선선한 대답이 의외였지만 그동안 성민이
엄마와 갈등을 겪어 오면서도 성민이의 미래에 대해 나름의 고민은 했었던 거였다.
아빠들 모임은 이후 7명으로 시작해 내가 대표, 성민이 아빠가 총무를 맡았다.
당구 볼링 등 취미로부터 부담 없이 시작해 나중엔 바리스타 목공 기타 교실까지 만들어 3년을 이어
갔었다.
직장을 다니는 아빠들이 많아 결국 아빠들 모임은 엄마들 모임처럼 길게 이어가질 못했다.
엄마들 모임은 지금은 협동조합을 만들어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난 엄마가 아니라서 지금은 업적
버로 가끔 들러 커피나 돌린다.
keyword
부모모임
소설
디시인사이드갤러리
22
댓글
9
댓글
9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김운용
직업
소설가
소설을 쓰고 있는데 종결을 하게 될는지 알수없다. 그래도 다들 휴식에 젖는 시간에 난 소설을 쓸거다 나만의 탈고로.
팔로워
230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발달장애인 성민이1. 하루만 더 살자
구둣방 사장님- 1.내 이름은 이호수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