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 가기 - 기차는 8시에 떠나네

by 김운용

브런치에 글쓰기를 시작한 지 20일도 안 지났는데 벌써 호흡이 가빠옵니다. 소재도 딸려 잠시 한눈을 팔아봅니다만 전문가분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까 봐 조심스럽습니다.


제3세계 음악을 좋아했는데요. 팝송보다 더 인간적인 요즘 말로 인싸 아싸 하던데 제3세계 음악이 대부분 아싸 쪽입니다.


제3세계 음악 중 그리스의 노래 '기차는 8시에 떠나네' 란 노래 더러 들어보셨고 아마 많이들 아실 겁니다.


곡조도 슬프고 눈 내린 기차역을 배경으로 한 사진과 함께 여러 블로그에 노래 가사와 사연들이 잘 설명되어 있는걸 한 번쯤은 보신 적 있을 겁니다.


이 노래도 세상이 어두웠던 시절엔 방송에서도 소개를 의도적으로 하지 않았었죠. 그래서 유명세치곤 우리나라에 늦게 알려졌습니다.


마치 금지곡처럼요.


이 노래의 배경인 그리스나 우리나라나 군사독재란 이름을 가진 폭력집단이 국민들을 어둠의 시대로 몰아 정부가 시키는 데로 숨죽여 살수 밖에 없게 강제로 통제했었으니까요.


그렇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던 자신들도 결국엔 백 년도 못살고 다 죽는다는 걸 모르지 않았을 텐데

왜 그렇게 잔인하게 탄압해 사람들의 입과 눈을 가리려 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한참 덜떨어진 인물들의 한 줌의 욕심 때문이지 만요.


이 노래의 작곡자 미키스 데오도라 키스가 그리스 군부독재정권에 저항한 반체제인사였고 노래 배경 역시 그리스 독립투쟁에 나선 파르티잔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미키스 데오도라 키스는 탄압을 피해 다른 나라로 망명을 했고 그가 만든 노래는 방송될 수 없었습니다.


미키스 데오도라 키스의 음악 파트너이자 동지인 마리아 파란 두리는 그리스에 남아 군부독재정권을 향해 저항의 노래도 부르며 집회도 참가하면서 미키스 데오도라 키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며 맹렬하게 활동했습니다.


마리아 파란 두리라는 가수는 그리스의 국민가수라 할 정도로 유명하며 재작년엔가

우리나라에도 방문해 가수 정태춘과 공 연도 했다고 합니다.


사상의 자유란 게 정치사상만을 한정해서 말하는 게 아니라 노래할 수 있거나 아무도 말하기 힘들 때 노랫말로 저항하는 자유, 글 쓰는데 통제당하지 않고 자유로이 쓸 수 있는 자유. 그 소중한 권리 지키려고 미키스 데오도라 키스와 마리아 파란 두리와 같은 시람들이 희생을 했던 것입니다.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이 노래는 그리스 출신 여러 가수가 불렀지만 마리아 파란 두리의 목소리와 분위기가 이 노래의 시대 배경과 연상해볼 때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노래에 얽힌 사연을 소개하자면 그리스 북부지방에 마케도니아라는 지역이 있는데 그곳에 카테리니란 도시가 있습니다.


가보진 못했지만 지금은 관광지로 유명하다고 합니다만 2차 대전 당시 카테리니는 전선에 가까운 지역이라 파르티잔으로 자원입대하는 젊은이들의 집결지였습니다.


자원입대한 젊은이들은 카테리니 역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해 전선으로 배치됩니다.


독일이 크로아티아를 침범해 식민지화한 뒤에 다시 그리스 북쪽 국경을 넘어 침범해오자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 젊은이들이 독일군에 저항하는 파르티잔 등 독립운동단체에 자원하였습니다.


카테리니에 사는 젊은 연인들은 카테리니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전선으로 떠나는 연인과의 이별이 아쉬워 열차역까지 따라 나왔습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전선으로 떠났던 젊은이들이 승리의 감격을 안고 하나둘씩

돌아오고 열차는 무심히 떠나갑니다.


홀로 남은 연인들은 날마다 카테리니 기차역 플랫폼에 나와 사랑하는 연인이 돌아오길 하염없이 기다렸지만 끝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슬픈 그 뒷모습을 노래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기차와 연인, 전쟁, 사랑, 이별

기차는 8시에 떠나고 마리아 파란 두리의 목소리로 눈감고 들으면 잘 어울립니다


노랫말의 첫 구절인데 그리스 전통악기 부주키(4줄짜리 기타와 비슷)가 내는 애잔한 전주가 눈 내리는 기차역을 저절로 연상케 합니다.


To traino feygei stis ochto

Taxidi gia tin Kater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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