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전선 한가운데로 들어가다.

길냥이구하기 전쟁

by 김운용


" 도와주세요. 선생님 같은 분이 나서 주셔야 해결돼요."

맘씨 착한 젊은 캣맘이 볼 때마다 애원을 한다.


옆에 있던 장수할머니도

" 어이, 902호 아저씨. 덩치만 기백산멩키로 크면 못혀. 이럴 때 나서야지. 도와줏시요."

큰 키만큼이나 커다란 목소리로 압력을 가해왔다.


" 직장에서 수십 년을 부딪히며 살다 보니 집에선 쉬고 싶습니다. 웬만하면 원만하게 잘 해결하시죠."


" 보소. 이 아저씨야. 나도 할 일이 태산이다.

새끼 밴 고양이가 몽둥이로 두들겨 맞고

이빨이 부러지는 걸 보고도 모른 체 하라고.

902호 아저씨 그렇게 안 봤는데 알고 보니 인정머리도 없는 아저씬 가베."


" 아이고, 할머니 아니 누님 무슨 섭섭한 말씀을 하세요. 난 통장님 하고도 친하니까 난처해서 적당히 떨어져 있었던 거지. 내 입장은 분명합니다. 동물을 사랑하자!"


"선생님. 부탁드려요. 저쪽은 부녀회장님도 있고 그래서 관리소장님도 눈치 보고 있어요. 예. 선생님."




카페로 나오라는 연락을 받고도 이 핑계 저 핑계 둘러대며 몇 번을 빼다가 편의점에 들렀다 막 나오는데 생명파 조직원들과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쳐 빼도 박도 못하게 되었다.


마구잡이로 달려들어 잡아끄는 생명파 조직원들의 위세에 밀려 난 속절없이 생명파 조직의 소굴인 카페로 끌려 들어왔다.


불과 십여 분전에 벌어진 납치사건 후 생명파냐 퇴출 파냐 양자택일을 강요당하며 취조를 당하고 있는 중이다.


이거 골치 아픈 사건 왜 악역은 나 보고만 적임자라 찍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


합리적인 중재와 조정 그런 선량한 역할도 잘하는데 말이다.




참고로 기백산은 함양에 있는 산으로 장수할머니 부모님 고향 부근에 있는 해발 1300m나 되는 높은 산이며 울창한 숲이 좋은 명산입니다.


단풍도 유명한 산이라 가을이 가기 전에 코로나로 지친 몸과 마음을 기백산 정상에 올라 씻고 오는 것도 좋아 작가님들께 가을 산행지로 추천합니다.




퇴직 후 단지 안에 카페를 열고 길냥이들과 유기견들한테 먹을걸 챙겨주며 캣맘들의 후견인 역할을 해온 카페 주인 부부가 합창이나 하듯 웃으며 말을 꺼냈다.


" 새끼 고양이 죽었어요. 어미가 죽은 새끼 곁을 떠나지 않고 자꾸 핥아대는데 맘이 아팠어요. 너무 불쌍해서 울었어요."


" 내가 새끼 고양이 묻어줬습니다. 저쪽은 막무가내잖아요. 우리는 길냥이가 지낼 장소를 만들어주자는 것뿐이잖아요. "


카페 주인 부부가 번갈아가며 던지는

한마디를 마지막으로 약간의 침묵이 흘렀다.


장수할머니가 다시 말문을 열었다.

" 새댁이 그러던데 아저씨 노조아저씨라메요. 전문가 아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