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이 유행이었을 때 그런 말이 있었다. '재미있는 일은 내가 잘때 일어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남들보다 더 많은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미라클모닝은, 현대인이 하기엔 쉽지 않은 일이다. 시간을 곧 노력으로, 열심히로 보는 우리 사회에서 일찍 잠이 들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기회일 것이다. 그러지 못한 사람들이 새벽에 모여 놀고 있으니 재미있는 일은 항상 늦은 시간때에 일어난다는 거다.
나도 건강을 생각해 일주일동안 갓생을 살아봤다. 그 전까지의 하루일과는 이랬다. 오전 8시 50분에 일어나 씻고 준비해서 출근. 10시에 회사에 도착해 밤 11시까지 일을 한다. 그 사이에 온갖 간식과 식사, 야식을 먹고 12시쯤 집에 도착해 맥주와 안주 또는 밥을 먹고 바로 잠이 들었다. 이렇게 약 7년을 살아보니 12kg의 체중이 늘었고, 체지방은 10%가 증가했다. 당뇨 전 단계로 관리를 해야 하며 그렇기에 주 2-3회 헬스를 가서 PT를 받는다. 어깨와 흉추가 말려있어 교정 겸 간당간당한 기초체력을 유지하는 일상을 보냈다.
그리고 지금의 일주일 간에는 8시에 일어나 30분 실내자전거를 타고, 샤워 후 오트밀로 쑨 미역죽을 먹고 출근을 했다. 간식 및 술과 야식은 일절 먹지 않았고 기초칼로리만 채울 수 있도록 조절했다. 퇴근은 간간히 따릉이를 통해 달렸고 똑같이 12시에 집에 도착하면 블루베리 25알을 먹고 바로 잠이 들었다.
그리하여 결과적으로는 체중이 2kg 감소했으나 체지방은 유지중, 술을 안먹으니 배는 조금 들어간 상태고, 실내자전거를 타는게 고역이라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즈위프트라는 앱을 결제해 할리우드를 달리고 있다. 딱 일주일을 했을 뿐인데 인생이 재미가 없다. 술을 안먹고 평소보다 한두시간 일찍 잠드니 쌩쌩해지겠지 싶지만 딱히 그것도 아니고, 오히려 수면장애가 와서 중간에 깨는 상황이다. 평소보다 한시간 가량 일찍 일어나니 더 피곤하며 젤리 하나 먹는 것도 스트레스가 쌓인다.
이 다이어트 아닌 다이어트를 한두달 정도 할 예정이었으나 이게 참 그렇다. 왜 하는가 싶은 생각이 든다. 뱃살을 빼려고, 체중을 감소시키려고, 체지방을 줄이려고, 당수치를 낮추려고 하는 막연한 목표가 있기는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고 단순히 관리를 좀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기 때문인가 싶다. 결국 목표 없는 하루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래서 목표라는 것이 인생에 있어 중요한가보다. 나는 이 일을 하면서도 목표가 없어 팀이 무너지고 조직이 흔들리는거라는 충고를 받은 적이 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것도 아니고, 명예를 가지고 싶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살면 뭐 어떤가 싶기도 하다. 회사엔 미안하지만 평생직장도 아닌데 여기서 성공해봤자 다른 곳으로 이직하면 물경력이 될 것 같고 우리 회사에만 통용되는 조직관리를 잘 해봤자 나는 다른 곳의 팀장으로 갈 수도 없다.
썩 긍정적인 마음상태가 아니긴 하지만 어찌되었든 갓생을 사는데에 있어 필요한건 목표인가보다. 그래야 꾸준한 자아성찰과 희망을 얻고 달려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갓생을 살며 재미를 추구할 수는 없는걸까? 하루가 고역이고 예민하고 스트레스다. 그냥 살던대로 살며 맥주나 펑펑 마시고 싶다. 어릴땐 가늘고 길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은 다 떠나서 그냥 짧게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꼭 이렇게까지 살아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