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 이후 생리통이 심해 양약, 한약, 안먹어본 약이 없다. 청소년기엔 아랫배와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 차라리 척추를 뽑았으면 하는 격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20대땐 자궁이 빠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30대, 이제 가슴과 배 통증과 무릎이 쑤시고 온몸이 후두려 맞은 듯한 통증이 있다. 애석하게도, 달에 열흘정도의 기간동안 나는 죽어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 서른 중반. 배란통이 왔다. 왜 갑자기 생리 전 증후군도 아닌 배란통이 왔을까 찾아보니 노화의 과정이라고 한다. 나참. 인생의 2/3를 고통으로 보내더니 이젠 한달의 2/3를 아프게 살겠구나 싶다. 쓰지도 않는거 그냥 없애버리고 싶은 마음이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찬거 먹지 말고 인스턴트 먹지 말고 배를 따뜻하게 하라는 삼만원짜리 진료는 그만 보고 싶다. 통증이 있는건 제가 해줄 수 있는게 없네요, 하는 오만원짜리 초음파는 그만 하고 싶다.
근종이 있어도, 혹이 있어도 그저 그렇게 여성질환이려니 하며 살고 있다. 만약 이런 질환이 남자에게 나타났었다면 진작에 해결법이 나왔으리라 생각하며 억울하다. 곱게 늙기를 바랬는데 아프게 늙는다. 이젠 척추 말고 골반을 뽑아내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늙음이란 손등에 주름이 생기고 입가가 마르고 팔자주름이 생기는 것을 생각했다. 아마 그동안 썬크림을 바르지 않았으니 얼굴엔 기미가 많이 생길 것이고, 바디로션도 바르지 않으니 몸은 건조해 탄력없이 틀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외적인 노화가 오기 전에 이미 내장은 늙어가고 있었다는게 제법 충격이다. 이제 나는 아이를 가지면 영락없는 노산이 되는 것이다.
이제 또 어떤 신체적 변화가 생길까 두렵기만 하다. 단순히 늙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개념이 아닌 또 어디가, 얼마나 아플까 하는 걱정이다. 지금도 이 불필요한 내장의 기능이 감소하는 것만으로도 불쾌한 통증이 지속되는데 다른 중요 장기 혹은 외적으로 노화가 일어나면 그 고통은 어떻게 감내해야 할까.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조금 더 응원하는 마음이다. 결국 늙음은 죽어간다는 개념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조금 더 편안한 죽음을 바라고 싶다. 떼깔곱게 먹고 죽으면 좋으련만 아프면 무슨 소용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