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자인 마가렛 미드가 말하는 문명의 시작은 '부러졌다가 치료된 사람의 넓적다리뼈'라고 한다. 1만 5천년 전의 이야기로 당시에는 아픈 게, 다친 게 죽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누군가 그를 위협으로부터 지켜주며 회복해 다시 생활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보호했다는 의미로 본다.
결국 문명이란 개인과 개인이 모여 공동체 생활을 하고, 서로간의 이익을 위한 행위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두는 것 중에 하나가 '인간은 사회화가 되기 때문에 동물과 다르다'다. 동물도 나름의 규칙이 있고, 질서가 있지만 상대를 생각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움직이는데 반해 인간은 포유강에 속하는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지능을 통해 자신을 알고, 타인을 이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인간은 나름의 규칙을 만들고 할 수 있는 것, 하면 안되는 것을 구분했다. 하면 안되는 것을 하면 합당한 처벌을 받게 하여 불이익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 정한 규칙을 따른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만약 인간이 사회화가 되지 않으면 어땠을까?
지금도 여전히 사회화가 되지 않은 인간이 많기 때문에 여러 규칙을 깨는 범죄가 발생한다. 특히 인간이 인간을 공격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이제 사람도 동물과 다를바 없다고 생각한다. 문명이 시작된 지 많은 시간이 지났고, 지구는 물론 외계의 행성을 찾아다닐 정도의 기술력을 가진 인간이,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대로 가다가는 공동체는 무너질 것이고 이성과 지성은 있지만 무리생활을 하지 못할거다.
이전과 달리 너무나 발전해서, 공동체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가 나타났고 그로인해 사회가 퇴보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차라리 아예 무리를 이루지 않았으면 어땠을지 궁금하다. 단독생활을 하는 동물처럼 각각의 영역이 있고 그 영역 안에서의 무리생활을 하든지, 완전한 단독생활을 하던지는 본능에 맡기면 된다.
내 경우엔 진정으로 무인도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20여 년 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사회에서 벗어나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말 동물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했으리라 본다. 말할 상대가 없기 때문에 언어를 잃고, 글을 잃고, 나아가 지능도 잃을 것이다. 그저 본능만 남아 하루 먹고 하루 사는 삶을 살았겠지. 이게 내가 바라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사람을 상대하기 벅찬 인간임에 틀림없다. 물론 당장에 문명을 잃어버리진 않겠지만 서서히 그렇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게 잘 못된 일일까? 개인의 삶을 살다 가는 것 뿐인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사회화의 필요성을 느낀 것은 최근 일이다. 나만 잘 살면 되겠지 싶었는데 타인에 의해 죽고 다치는 일이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누군가 사주를 한게 분명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최근엔 여러 이슈가 터진다. 하루에 다수의 사람이 죽는다. 그것도 살인을 당해서. 치안이 나쁜 나라도 아니고, 총기가 합법화된 곳도 아니며 정부가 박살난 것도 아니다(사실 정부는 박살났다). 아무튼 분명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공동체가 무너졌다는 건데, 그 중 하나는 사회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교문화로 남녀차별이 다른 나라에 비해 심각한 수준이고, 그러다보니 극성 부모가 생기고, 밥상머리 교육이든 예절교육이든 전혀 되지 않은채 오냐오냐 큰 사람이 많다. 특히 최근의 청소년의 경우 오냐오냐 + 펜데믹의 영향으로 사회화가 이루어질 시기를 다수 놓쳤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들이 사회에 진출함에 따라 다양한 사건 사고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일반화할 생각은 아니지만 유치원-초등학교 때의 부모 갑질 사건, 중-고등학생 때의 촉법범죄, 성인이 된 이후에도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자신에게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참지 않는, 오롯이 이 세상에서 나만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최근 또 하나 문제가 되는 것은 타인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게임의 NPC라고 생각하며 대하는 상황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일례로 PC방에서 음식을 주문시키고 바로 나오지 않으면 혼잣말로(아주 잘 들리게끔 큰 목소리로) '아이 xx! xx 늦게 나오네!' 라고 쾅쾅거린다. 이후 주문이 밀려 시간이 다소 걸린다는 종업원의 사과에 '혼잣말한 건데 왜 와서 그러지'라고 대응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 모든 문제는 사회화의 부재 때문이다. 타인을 생각하지 않고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건 비단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더 나아가 국가의 문제고 세계의 문제다. 이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결국 인간은 동물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 것이다. 그러니 나는 조금 더 빠르게 사회를 떠나 단독생활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