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엄청난 이별을 겪는 경험은 드물다. 청소년기에서의 이별이라고 하면 전학 가는 친구, 학교가 다른 친구 등. 어른이 되어 이별은 직장에서의 동료와 헤어지는 것. 또는 가족과의 사별이다. 나는 아직 조부모를 제외한 가족과의 이별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내가 느끼는 헤어짐이란 단순히 직장동료와의 헤어짐이다.
상황이 갑작스럽게 변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 변화 안에서 달라지는 내 모습과 써야 하는 감정의 소모가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이별이라는 경험을 해야 할 때는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정을 떼고 보낸다. 그러다 보니 보통 한 번 이별을 한 사람과는 다시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는다. 내게 붙어있지 않는 사람들은 전부 이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 직원이 퇴사를 했다. 예상하건대 한 두 달, 또는 몇 개월을 더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퇴사는 당황스러웠다. 요 몇 년 간 준비되지 않은 이별을 경험한 적이 없다 보니 멘탈이 많이 흔들리는 게 느껴졌다. 게다가 내가 아끼는 직원이기도 해서 마음의 동요가 더 컸다. 내가 인생을 걸고 다니는 직장에서 나와 같은 목표를 두고 가는 사람들은, 내가 챙겨야 하는 사람이라고 인식한다. 그래서 이렇게 나를 떠나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움과 배신감이 공존하는 마음이 든다.
이별을 위한 마음 정리를 하지 못해 여전히 힘들다. 같이 하려고 했던 일, 놀이, 워크숍 등 이미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와중에 존재가 사라졌으니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경우가 없다. 대비하지 못하니 사람이 무력해지는 것이다. 물론 이 직원만 이별한 게 아니다. 나는 이미 6년의 직장생활 동안 60여 명의 직원을 떠나보냈다. 그중에서는 뜻하지 않게 이별을 당해 눈물을 흘린 적도 있고, 잘 나갔다 싶을 정도로 개운한 적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별은 쉽지 않다.
어른이 되면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가벼운 만남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과 같은 아쉬움이 없을 거라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어른이 되니 마음에 깊게 박히는 만남과 이별이 더욱 많아졌다. 그래서 더욱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
이별을 할 때에는 이 사람과 만남은 있으나 마나 한 것이라고 판단이 들면 떠나보내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정리를 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기고, 만남이 끝난다. 그렇게 이별을 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날 것인데 언제까지 이런 이별을 경험해야 할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별을 경험하는 것이 과연 내가 단단해질 수 있는 하나의 경험이 될지, 나를 깎아먹는 아픔이 될지도 헷갈린다. 어떻게 하면 아프지 않은 헤어짐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