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면, 이루어질까요

by 서이

상상(想像). 생각 상, 모양 상.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그려 봄.


어렸을 적, 주폭이 있던 가정에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했다. 그 곳에서 나는 내가 하던 게임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아 근래 재미있게 봤던 만화의 공간으로 보내버렸다. 이야기의 흐름에 없던 인물이 나타났으니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오롯이 나의 몫이었다. 그 곳에서 내 게임 케릭터이자 나는 행복했고, 평화로웠으며, 즐거웠다.


상상친구라는 단어가 있다. 유아시절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실존하지 않는 인물이 있고, 이를 친구로 맞아 고민이나 놀이를 같이 하는 개념이다. 내가 처음 새로운 상상을 했던 때가 중학생이었으니 상상친구를 맞이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을 이겨내는데 참 많은 도움을 받았다. 물론 창의의 한계로 항상 똑같은 장면에서만 이야기가 흘러가고 조금 더 고민하다가 잠이 들고는 했지만 충분했다.


그 때의 기억이 강하게 남았는지, 나는 여전히 상상력이 대단하다. MBTI도 직관형인 N이다. 다른 이들도 비슷하겠지만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은 참 재미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어떠한 선택지를 주기도 한다. 이전에는 단순히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세계를 탐험했다면 지금은 내가 겪어야할 현실에 대입해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따져본다. 내가 이렇게 했을 때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할까, 이런 말을 했을 때 무슨 답변이 돌아올까. 여러가지 상상을 하며 실제로 최선의 선택을 한다. 이렇게 되니 상상한다는 행위가 즐겁지만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나를 이겨내는데 힘을 얻고 있다.


누구는 나를 공상가라 하고, 비현실적이라고 말한다. 왜 굳이 그런 상상을 하냐고 묻는다. 다른 이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살아가는 것이 벅차다. 살아있음 자체가 힘든 것은 아니지만 이 사회가, 세계가,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죽음이 무섭거나 대인관계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저 살아가는데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하고, 짧은 찰나의 시간 마저도 내 것이 아닌게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상상은 나를 살아가게 하는 하나의 힘이다. 상상 속에서의 나는 인류가 사라진 세상에서 혼자 살고 있고, 돈이라는 문제에 억메이지 않은 상태로 살고 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런 변명이 단순히 '돈' 때문이라고 보일지 모르겠다. 마치 내가 로또 1등을 하면 이렇게 살고, 저렇게 살거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의미는 다소 다르지 싶다. 나는 그저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현실에서는 행복할 방법을 모르겠으니 상상에서나마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행복은 마음 속에 있어, 라고 하는 사람의 말마따나 내 행복은 그곳에 있으니까.


현실을 도피하라는 말이 아니다. 내가 상상을 통해 현실을 살아가는 것처럼 다른 이들도 어떠한 하나의 작고 사소한 것으로 살아남고,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비관적이고, 암울한 현실이라도 언젠가 내가 바라는 세상이 올 거라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냈으면 좋겠다.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했다. 나는 그 날을 위해 상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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