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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소예 Oct 21. 2022

나의 빵과 철학, 나도 역행자가 될 수 있을까?

공부 기록 - 독서. '자청'의 [역행자]를 읽고 든 생각.

난 여름과 겨울에 한없이 게으른 사람.

위로가 되는 것은,

게으름의 끝에 가끔은 새로운 시작이 깃들기도 했다.

(게으른 것의 이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더욱 다행인 것은 분기별로 각성이 오는 시기가 있다는 것.


다시 잠자리가 날아오기 시작했으니, 슬슬 각성 타임을 가져볼까?


동화나 시나리오에 관심이 많고, 시를 사랑한다.

그래서 아는 작가님께 교육을 의뢰했다.


내 입장에선 교육 비용이 꽤나 비싸서 고민만 하다 보니

4개월이 흘렀다.(더위에 또 굴복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

조심스레 배려하며 말씀을 주신 작가님께도 미안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사실, 철이 없게도 가정의 경제 상황과 별개로

무언가 배우는 것, 누군가에게 밥을 사는 것, 강아지 용품을 사는 것^^;;에

돈을 아끼는 사람은 아니다.


유흥하느라 하루 진탕 놀았으면, 일주일간 집콕하며 궁상스러울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 매더라도, 지인들에게 인색하고 싶지는 않다.

(가진 것도 별로 없는데, 내 작은 손은 엄청 헤플 때가 많다)


여하튼, 핑계를 대어보자면..

무언가 시작하기 전에 뜸을 심하게 들이는 나의 성격.

4년간 운동한 아들의 갑작스러운 진로 변경.

너무 바빴던 일상 노동(?)과 무더위~~

핑계는 한도 끝도 없겠구먼!


가장 큰 것은,

그동안 '배움'에 많은 대가를 지불했다는 죄책감에

움찔하게 된 것이다.


심리학 대학원, 필라테스 자격증 등

천만 원을 호가하는 전문적인 공부를 차곡차곡 수렴하고도

전혀 발산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을 공부했고,  훌륭한 성적도 받았지만,

여전히 방향이 뚜렷하지 않은 삶을 사는..

무언가 밥값을 못하는 듯한 느낌..

저 밑바닥, 나만의 내면의 슬픔이 있다.


이것들이 인생의 기초 공사라면..

또는 동화 '프레드릭'처럼 인생의 햇살을 모으는 행위라 생각하면

조금은 위로가 되지만 말이다.


 -  이야기라는 것은 내 인생의 연고 같은 치료제이다  -


남편은 몇 년 전부터 '경매'를 공부하라고 했다.

딱히 자본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공부까지 해야 하는지..

귀찮고 부정적이었다.


그런데, 남편이 '기획부동산' 사기 사건에 연루되어

소액 사기를 당하고 나서 살짝의 각성이 왔다.

(난, 남편 덕분에 원주에 땅이 있다.

가본 적도 없는데 토지세를 내고 있다)


남편의 그릇된 욕망을 잠재우기 위해

이젠 제대로 된 '경제 공부'를 해야 하는 건가?

(이제 공부는 그만하고 싶었는데...)


유유자적. 내가 좋아하는 '명상'만 하며,

몽상가처럼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정말 좋기만 할까?)


내면의 수다가 끝이 없다.


또, 한편으로는...


올해는 배움을 멈춰야지..

올해는 신간을 안 사야지..


그런 다짐을 하고서도,

MKYU에서 클래스 유로 갈아타고

운동 강좌, 스피치 강좌를 듣고 있다.


언행불일치.

어차피 나는 가만히 있지는 못하는 사람임을 인정하고.


그렇다면,

'배우는 행위'에만 중독될 것이 아니라,


진짜로 핵심적인, 내 삶에 필요하고 응용할 수 있는!

그런 '배움'을 해야겠다고 또 생각한다.


한동안 자기 계발서는 읽지 않았던 것 같다.


자청의 '역행자'


얼마 전, 아이와 광화문 '교보 문고'에 갔다가

베스트셀러 칸에서 나에게 손짓을 하길래 모셔왔을 뿐이다.


희한한 것은

난 이 책을 읽으며 조금의 '위안'을 얻었다.

(물론 안주하면 안 되겠지만 말이다)


1. 몇 년 전부터, 남편의 자영업을 내 명의로 개설하고

   도와주기 시작하면서 은연중에

  '세무 공부'가 되고 있다.


2. 세무 지식과 더불어 부동산 지식이 필요한 시점이 와서

    온라인 강의를 조금씩 듣다 보니, 이 분야에 아주 살짝 귀가 트였다.


3. 100일 동안 '습관 챌린지'를 진행하면서

     주말에 읽기 싫은 책과 머니 레터를 조금씩 읽었었는데

     (자청님이 추천하신 '주말 세미나'를 스스로 하고 있었다. 기특)

     경제 분야가 영~재미없는 일도 아니겠구나?

     편견에 균열이 조금씩 오고 있다.


4. 코로나가 다시 기승이긴 하나, 예전에 다녔던

    '평생 교육원'에서 '경매 수업'이 개설되었다고 알림이 온다.

     (남편의 건강이 예전 같지 않아서  위기의식에 수강 신청은 해두었다.)

 

자청님의 '역행자'를 읽다 보니, 온오프 라인 강좌를 다 들어야 할 거 같다.

일단 기초적 온라인 강의부터 먼저 듣고, 그 분야 책 '20권'을 읽어야 더 재밌을 거 같다.

(그래서 '클래스유'에서 제일 저렴한 기초 강의를 찜해둔다. )


자청님은 '자의식 해체'를 하라고 하셨는데...


이렇게 쭈우욱 생각해 놓고서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난 오로지 '글쓰기'만 잘하고 싶은데?

또, 이런다!!!


두 가지 다 할 수는 없을까?


빵과 철학을 함께 추구할 수는 없을까?

글쓰기 배우러 다니고, 경매 공부도 동시에 진행하는 게 이상한 건가?


생각해보면...


완벽하지도 못하면서, 완벽을 추구하는 나의 태도가

모든 것의 벽이 되고 있다.


그냥 깔짝깔짝~ 해보면 되잖아?

꾸준히 하면 답 나오는 거 아니야?


싫어한 일을 좋아하게 될 수도..

좋아한 일에 재능이 없음을 자각하게 될 수도..


새로운 발견을 하고, 새로운 각성을 할지도 모르는 일.

자신은 없지만, 일단 글을 써본다.


가을부터는

글쓰기 공부도 경매 공부도

새로운 마음으로 함께 진행해보자.


그냥~~~ 해보자!!


지지부진하고, 재미없고,

고통스럽더라도 1년만 해보자!


잘하려고 하지 말고,

다시 작은 햇살부터 모아보자~!


자청님 말씀대로라면,

나는 이미 숨은 에너지가 많다.

(게으를 땐 너무너무 게으르지만..)


하루에 한 권 책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고,

글쓰기도 2년간 꾸준히 했다.

(그래서, 브런치에도 입성했잖아!)


요즘은 이틀에 한 번 꼴로 꼭 홈트를 한다.

한 번 꽂히면 깊게 배운다.


그렇지만, '역행자'를 읽으면서 느낀 점.


나는 머리는 있어도(머리가 좋다는 뜻 아님)

실행력이 부족하다. 즉, 다리가 없다.


이젠 다리를 부지런히 움직여서

배움이 있는 모임 속으로 들어가야겠다.


시간을 흘려보내는 사교 모임이 아닌,

서로의 시간과 언어를 존중하고

공감과 경청이 있는 곳에서

동반 성장하고 싶다.


그간 많은 햇살을 모았으니,

나도 분명 좋은 기운을 나눠줄 수 있을 거다!

라고 우주에 주문도 걸어본다^^


앞서도 말했지만,

한동안 자기 계발서를 안 읽었다.


근데, 자청님의 '역행자'는 오래간만에 나를 부스팅 시켜준다.


나 좀 열심히 살았네!라는 묘한 위로와

그럼에도, 단계를 밟지 않아 간과했던 실수들과

2%(아니 20% 혹은 200%?)

부족한 무언가를 채워야겠다는 욕망이 올라온다.


가을엔

대충대충, 썰렁썰렁..

사부작사부작, 깔짝깔짝...


글도 쓰고, 경매 공부도 하는

이상한 '브런치 작가'가 되어 보자.


빵과 철학을 함께 추구하는 현명한 분들?

노하우 좀 알려주시겠어요?


- 2022. 경매 공부를 하고 있는 가을의 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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