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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여 Apr 04. 2022

함부로, 응원해


내가 품고 싶은 그 원대함과

그 원대함에 다가가기 위해

멀어지고 있는 우리 사이의 간격이,

사랑이었다가 연민이었다가 응원이었다가,

멀찍이 떨어져야지만 보일 수 있는

흐릿한 소망의 실루엣으로,

우리에서 자꾸만 각자의 울타리로 돌아간다.


사실은 상처를 드러낼 수 없어 낮게 감춘 진심은

건네지 못한 채, 내민 손길 한 번에

빛나는 너를 슬픔에 물들일까 두려운 마음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선 거리는

우리의 간격을 세상 끝과 끝으로 나눈다.


마음이 변하는 것이 아닌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축에 맞춰 세상이 돌아가고,

진심은 자꾸만 어긋난다.

그저 당신을 응원하고, 당신의 꿈을 나도 소망하며,

손에 닿지 않지만 하늘의 별을 희망하는 것처럼,

나는 언제나 당신을 바라고 바라본다.


먼 응원일 때 우리는 가까워진다.

존재의 위치보다 마음의 지척이 중요한 이유다.

안타까운 이 거리에

어느 순간부터 밝은 빛만 가득 찬다.

가장 먼 곳에서 있는, 미소 끝에 닿는 가까운 마음아.

사랑이 아니어도 존재 가능한 마음일  음을

깨닫게 하는 시간아.

언제든지 가질 수 없던 마음에게

그 계절만은 내 것이었다고 전할 수 있어

다행인 우리야.


오늘도 난 가장 먼 곳에 있는 당신에게

함부로 닿는 응원이 된다.

먼 우리 사이의 거리를 빛나게 하는 건

찰나와 같은 안부의 순간들이니까.


motif by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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