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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여 Jun 08. 2022

오늘도 1화의 염미정


텅 빈 마음을 견디지 못하고

해로운 감정이라도 욱여넣고 있다.


사랑이 빈자리엔 어떤 감정이 들어오는 걸까?

여러 손님을 맞이해봤지만

가장 오래 머물러 있던 것은 자괴감이었다.

사랑받지도 사랑주지도 못하는

있지도 않은 마음의 공허에 허우적댄다.

가라앉으면 포기할 텐데

자꾸만 표면으로 부유하면서 한 줌의 햇빛을 본다.


지상에는 종종 햇빛 부서지는 웃음소리가 들린다.

‘뭐가 그렇게 즐거울까?

어차피 다 죽으러 가는 길인데.’

생각하고 보면 그렇게 행복한 적도 불행한 적도

애초에 감정을 느껴본 적도 없는 것처럼

아득해진다.

기억이 나질 않는다,

과거에 마음이 자리한 적 없던 것처럼

두 눈 퀭하게 아무것도 쫓질 않는다.

그런 내게 묻는다,

과거가 기억나질 않는다면

미래가 더 가까운 게 아닐까?


언젠가는 곁에 있을 당신을 지금으로 끌어온다.

얼굴이 없는 사랑을 향해 환하게 미소 짓고,

또 발밑까지 추락하는 마음에게 미래를 빌려준다.

괜찮아, 오늘만 견디면 돼,

‘다가올 내일이면 당신이 온다.’

그렇게 하루하루 오늘같이 버티고 있다.

가끔은 갈대처럼, 때로는 뿌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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