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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여 Jun 13. 2022

우산에게도 손이 있다


누구의 삶도 오롯이 홀로일 수 없다고

시린 눈물을 따스한 손길로 가려주는 사람이 있다.

우산인 이들이 있다.

누군가의 눈빛에 선뜻 스스로의 손발을 늘여

살을 만든다. 가는 오해를 뚫고 이해가 실을 꿰어

떨어져 헤어지는 마음을 소생시킨다.

그렇게 펼쳐진 우산은 기꺼이

자신의 몫이 아닌 어둠에 흠뻑 젖는다.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말을

타인의 삶을 지키는 이들이 들으면 비가 그칠까?

우산에게도 빌려진 이름이 있어서

모든 존재는 예측 불가한 날씨 앞에

언제나 속수무책이다.

아무래도 흐림과 맑음은 하나인가 봐,

굳이 혼자일 필요도 없이.


motif by 영화 <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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