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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피디 May 01. 2020

5.18 푸른 눈의 증인 (5)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무거운 소재와 주제의 도서일 수밖에 없지만, 사실 원고는 쉽고 담백하다. 1980년, 전라남도 나주의 나환자 정착촌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이 미국 청년은 음악을 좋아했다. 도서의 출간일인 오늘, 이 책의 마지막 편집일기에는 머나먼 타국에서 외국인 청년의 마음을 달래주던 음악을 소개한다. 음악을 무척 좋아하지만, 일상에 쫓겨 막상 이제야 원고에 언급된 음악들을 제대로 들어 볼 수 있었다. 음악은 전문 분야가 아니라 지식이 많지 않지만, 오래전 귀동냥했던 내용과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공부하는 마음으로 적어본다. 


잭슨 브라운 


1980년 5월 17일, 대도시보다는 작은 마을을 좋아하는 소박한 청년 폴 코트라이트가 서울에서 건강검진을 마치고 ‘집’ 전라남도 나주의 나환자 정착촌 호혜원에 돌아온다. 서울의 복잡함에서 벗어나 이제 평온한 일상으로 복귀하기를 기대한다. 옷 몇 벌과 카세트테이프 몇 개로 아주 소박하게 사는 삶에 새삼 감탄하며 그는 잭슨 브라운을 듣는다. 


나는 Running on Empty 앨범에서 'Stay'와 절묘하게 이어지는 'The Load Out' 라이브 버전으로 잭슨 브라운의 이름을 기억하기 시작했는데, 그건 아마 영화 <더티 댄싱>의 사운드트랙을 외우다시피 했던 내게 ‘Stay’의 버전이 아주 매력적으로 들렸기 때문일 것이다. 잭슨 브라운은 싱어송라이터로, 반핵 운동가이며 환경, 인권운동에도 많은 활동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고 한다. 2004년 록앤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앨범 Running on Emgpty

https://www.jacksonbrowne.com/discography/1977-running-on-empty/

The Load out-Stay https://youtu.be/scsJZ67ssDY


다이어 스트레이츠

1980년 5월 21일, 26세의 청년 폴은 광주와 광주 외곽에서 본 것을 이해하려 노력하며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갈구하며 기록을 한다. 누구에게 보여줘야 할지도 모를 내용을 쓰고 또 쓰며 듣는다.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기타가 그의 생각을 도와주었을까.


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Sultan of Swing’ 은 제목은 몰라도 들으면 바로 ‘아, 이 노래!’라고 알 만한 음악이다. 이 곡뿐만 아니라 여러 곡에서 기타가 인상적이다. ‘Walk of Life’는 예전 TV광고음악으로도 사용되었던 것 같은데, 영상을 찾지는 못했다. 


Sultan of Swing https://youtu.be/8Pa9x9fZBtY


제임스 테일러 


제임스 테일러는 도서에 언급되는 세 뮤지션 중 내게는 가장 미국적으로 들린다. 한국에 가장 잘 알려진 곡은 ‘You’ve got a Friend’와 ‘Handy Man’ 이 아닐까. 책에서는 광주에서 탈출한 5월 25일에 듣는다. 오로지 자신에게 쓰는 글을 쓰고 또 쓰며 불안이 조금씩 사라짐을 느끼는데 제임스 테일러의 'Up On The Roof' 가 흘러나왔다. 이 노래가 청년 폴을 멀리 데려가는 느낌이었다. 


5월 26일 아침 그는 미국 대사관에 광주에서 본 것을 알리기 위해 서울로 떠났고, 그 다음 날인 5월 27일은 광주항쟁의 마지막 날이 된다. 서울에서 그가 무엇을 겪었는지는 도서의 결말인데, 앙꼬의 <나쁜 친구> 이후로 접한 영화와 드라마, 만화 모두를 통틀어 모든 스토리에서 가장 인상적인 결말이었다. 


https://www.jamestaylor.com/


원고에 언급이 된 뮤지션들의 음악을 찾아들으며 책이 좋은 이유가 하나 더 생각났다. 그것이 어디라도, 독자가 읽고 있다면 큰 저작권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독자의 상상 속 공간에 이야기를 펼치고 음악을 틀어 놓을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끝.


<5.18 푸른 눈의 증인> 편집일기, 출간일 2020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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