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름은 임대운> 편집일기1

작동하는 민주주의 보유국

by 박소연

매일 대선 관련 속보가 핸드폰을 울린다. 매번 차악을 뽑지만, 이번에는 체감하는 위기와 지켜야 하는 수위가 다르다. 최근에 계엄을 접한 후유증일 것이다.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 문형배 재판관의 주문을 들으며, 두 가지를 깨달았다. 하나는 작동하는 민주주의를 가진 나라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는 것, 또 하나는 이 나라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작동하는 민주주의는 지금의 한국을 만든 우리가 함께 이뤄낸 것이니 마음껏 자랑스러워해도 좋다.


여러 번의 긴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정착하겠다고 돌아왔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이것이었다.


"왜 한국이야?"


한국이 싫다며 이미 떠난 사람도 있었고, 그 후로도 한국을 벗어나고 싶다는 사람들이 같은 말을 물었다. 영어를 잘하니 어느 나라에서든 살 수 있지 않느냐며, 왜 한국에서 살겠다며 돌아왔는지 알고 싶어했다. 그러나 여러 나라를 다녔지만 어디에나 나름의 (심각한) 문제가 있었고, 한국은 장점도 많았다. 특히 비자를 갱신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가장 좋았다. 반면 집, 고향이라는 감성적인 이유는 없었다.


한국에서 살며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의 눈으로 한국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임대운 박사(데이비드 리 돌린저)는 내가 만난 외국인 중 한국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다. 한 단어로 그를 표현한다면, '진국 genuine'이다.


본인의 분야인 의학에서는 스타트업 임원을 지낼 만큼 전문적이고 공격적으로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언어, 스포츠 등 다른 분야에 박학다식하면서도 결코 요란하지 않다. 언제나 겸손하고 단순하며 단호하다.


집에서 만든 막걸리를 음미하며 흥겹게 마실 줄 아는 사람, 한국 음식 챌린지를 마스터하고, 한국 사람만 아는 농담을 할 줄 아는 그가, 그동안 5.18 광주항쟁 이후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광주명예시민이 된다.

<나의 이름은 임대운> 북투어(2022)에서 포즈를 취하는 임대운 박사, 한겨레21 촬영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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