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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연 Sep 10. 2015

9. 자이언트코끼리 보러갈래?

올리비에가 갑자기 코끼리를 보러가자는 것이다. 나는 동물원에 가려나? 라고 생각했는데, 도착해보니 조선소로 보이는 곳이 있는 것이다. 낭트에 가면 가로로 길게 뻗은 ‘루아르(loire)’강을 만날 수 있는데, 이 루아르 강은 대서양과 만나기 때문에 과거 낭트에는 큰 조선소들이 있었고 많은 배들이 드나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낭트에서 40분정도 차로 가면 위치한 바닷가 마을 ‘생 나재흐(saint-nazaire)’라는 도시로 모든 조선소들이 옮겨갔기에 지금의 낭트조선소는 그 기능을 멈춘 상태다. 과거 활발했던 그 시대를 반영하듯, 정말 낭트의 중심 중심에 조선소가 떡 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지금은 기능을 다해버린 조선소를 두고 고민을 하던 낭트의 시장 (훗날 프랑스 국무총리가 됨) ‘장 마케오’(jean marc ayrault)는 2007년 시민들을 위한 문화 예술 공간으로 조선소를 재탄생시켰고 그 덕에 낭트는 더욱 멋진 도시가 되었다. 그 옛 조선소 자리에는 바로 ‘기계들의 섬(les machines de l’île)’ 이라는 특이한 테마파크가 생겼다. 이곳에 바로 코끼리가 있는 것이다.


프랑스 사람들이 낭트를 방문하는 첫 번째 이유가 될 정도로 낭트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어버린 ‘자이언트 코끼리’는 몸체는 48톤의 각종 철과 나무들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인공코끼리로 높이 12미터, 넓이 8미터, 총길이가 21미터다. 그야말로 과학과 예술의 거대한 만남이라 말할 수 있다. 자이언트 코끼리를 처음 보면 우선 사이즈에 압도되지만 무엇보다 진짜 보다 더 진짜같은 매력에 눈을 뗄수가 없게 된다. 진짜 살아 있는 코끼리처럼 ‘끄어엉’ 소리를 내며 큰 몸집을 움직이고 사람들을 태우고 산책을 하며 코로는 물을 뿜어 대기 때문이다. 소독차가 동네골목을 한바퀴 지나가면 소리를 지르며 따라가는 아이들과 똑같이 나도 모르게 코끼리가 움직이는 대로 가고 있는 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폐쇄되고 버려졌던 조선소를 하나의 예술 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이 찾게 만드는 것, 그런 곳들을 재활용함에 있어서는 프랑스가 최고인 것 같다. 기능을 다했다고 해서 함부로 부수고 버리지 않고 옛것에서 미래를 열어가는 것. 낭트의 매력에 충분히 빠질 수 있는 그런 오후 산책을 마치니... 더욱 이 남자가 좋아 졌다.



 *** *낭트의 자이언트 코끼리 www.lesmachines-nantes.fr

낭트는 프랑스에서 예닐곱째에 해당하는 도시로 2013년에는 유럽의 환경 수도로 선정될 정도로 도시가 매우 청정하다.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쓴 작가 ‘쥘 베른’의 고향이기도 하다. 낭트출신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 나에게 낭트는 그저 영화의 도시였지만 알면 알아 갈수록 참 매력이 넘치는 도시임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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