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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연 Sep 16. 2015

18. 올리비에! 다음주말에 바빠?


나는 이상하게 왠지 2008년 2월에 취직할 것만 같은 알 수 없는 믿음을 가지고...‘아… 내년 2월까지 뭐하지’ 라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물론 일자리도 여러방면으로 계속해서 알아보고 있었고, 우리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웹캠으로 채팅을 하며 연락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2007년 10월의 어느 날, 아마도 쓸쓸한 가을 날씨 탓이었을까?… 갑자기 나는 프랑스에서 빨리 돌아온 것이 너무나 아쉬운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고, 그냥 인생 뭐 있어?!!!!하는 마음에 친한 친구에게 200만원을 꾸어 낭트행 비행기표를 사버렸다. 그리고 채팅을 하던 날, 그에게 물었다.  “다음 주말에 바빠?” 화면 가득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두달만의 재회!


2007년 10월 낭트 공항을 나오자 나를 기다리는 올리비에… 두 달 만이라 반갑기도 하고 조금은 쑥스럽기도 했다. 한국음식 짜파게티, 떡볶이, 깻잎 반찬 등등을 조금 싸온 나는 그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익숙하게 냉장고로 향해 음식들을 넣어두고는 오랜만에 다시 찾은 그의 집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가 키우는 화분들도 반갑고, 그대로인 가구들도 반갑고 정말 내가 다시 그가 지내는 공간에 들어온 게 너무 믿기지 않았고 신기했다. 한국에서 일자리를 찾아보고 있는 이야기, 친구들이 당신을 무척 궁금해 한다는 이야기, 나의 3개월 유럽여행기가 여성지 ‘코스모폴리탄’ (2007년 11월호 6페이지 수록) 에 실린 이야기, 그간 내가 이사를 한 이야기… 나는 종알종알 그에게 나의 일상을 전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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