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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연 Sep 21. 2015

23.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새해맞이


다시 파리에 도착, 낭트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고 드디어 낭트공항에 도착했다. 유리창 너머 공항에 마중 나온 올리비에와 재회했고 우리는 곧바로 짐을 챙겨, 프랑스에서 위치상 가장 중간쯤에 있고, 유명 단편영화제가 있는 ‘클레르몽 – 페랑’ (Clermont-ferrand)이라는 도시로 12월 30일 친구들과 함께 떠났다. 떠나기 전 다같이 장을 보고, 도착 후 각 커플의 방을 배정하고, 벽난로에 불을 집히고 올해의 마지막 밤을 기념하기 위해 슬슬 음식 준비에 들어갔다. 정말 360도 팬션 주변에는 밭밖에 안 보이는 시골 팬션이었다. 오늘의 저녁에 전식은 싱싱한 굴에 레몬즙을 뿌려 화이트 와인과 함께 먹는 것, 그리고 메인 요리는 소고기를 와인에 오래 담가 졸인 ‘뵈프브르기뇽’과 적포도주를 마실 예정이다. 엄청 큰 테이블에 약 열 명의 친구들이 삥 둘러 앉아 한 5시간 가까이 먹고 마시고 이야기 한 것 같다. 그리고 곧 다가올 2008년 1월 1일 0시를 기념하기 위해 각종 풍선과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도구들이 동원됐고, 아이들처럼 서로의 얼굴에 페인팅을 하고, 올리비에를 데려간 남자들이 그의 곱슬머리에 빨강색 칼라 스프레이를 잔뜩 뿌리고 양 갈래로 묶어 언니로 변신시켜 데리고 왔다. ‘아 내 남자는 어디 에 가고… 고집불통빨강머리 언니’를 대령하셨다. 벽난로에서 나무가 타 들어가는 소리, 창밖으로 보이는 하얀 눈밭 풍경, 와인의 향, 그리고 시끌벅적 한 이곳의 분위기 나는 모든 것에 취해있었다. 그리고 10,9,8,7,6,5,4,3,2,1 다 같이 숫자를 세고 마지막 제로를 외친 후 우리는 프랑스의 새해인사 “본 아네 BONNE ANNEE” 를 외치며 2008년 1월 1일을 맞이하며 키스를 했다. 육 개월 전 처음 만나 이렇게 지금 새해 아침을 같이 하는 사이가 되다니.. 지금 이 남자의 키스를 받고 있는 게 정말 너무 신기했다. 여전히 내가 당신 앞에 있는 게 참 신기하다고 재차 말하자 그가 나에게 프랑스 속담 하나를 이야기 해주었다. Jamais deux sans trois (자메 두 썽 트와) 두 번 일어난 일은 세 번도 일어난다. 어떤 일이든 두번이 되면 세번이 쉬워진다 즉 내가 지난 낭트 방문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다시 이곳에 있는 것이라 말하고 싶었던 거 같다. 즉 내가 지난 낭트 방문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다시 이곳에 있는 것이라 말하고 싶었던 거 같다. 그리고 나는 친구들 한 명 한 명과 뺨에 하는 ‘비쥬’ 인사를 나누며 새해인사를 전했고, 그의 친구들에게 열심히 한국말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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