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칼의 수도 리스본 도착
5월 12일,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전역을 돌아다니던 6월초의 어느 날, 나는 피카소가 태어난 스페인의 휴양도시 ‘말라가’에서 ‘리스본’으로 넘어가는 야간 버스를 탈 생각이었다. 그러나 나는 우여곡절 끝에 그 버스를 놓치고 말았고, 아마도 그 놓친 버스가 리스본에서 한 남자를 만나게 하는 운명의 첫 단추였던 거 같다. 할 수 없이 계획을 수정한 나는 ‘그라나다’의 아름다운 ‘알함브라Alhambra’ 궁전을 보고 ‘마드리드’에서 ‘리스본’으로 가는 야간열차를 타기로 일정을 전면 수정했다.
4인용 침대칸에 오르자 조잘대고 있는 3명의 외국인 여자들이 있었고, 그들 사이에서 짐을 풀려는 순간, 한 여자가 다가와 자신의 모든 친구들이 이 칸에 있는데 나에게 바로 옆 칸으로 옮겨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나는 흔쾌히 ok를 날리고 옆 칸으로 짐을 옮겼고, 무척 피곤해 보이는 20대 중반의 두 외국인여자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리스본행 야간 침대 열차에서 잠이 들었다. 새벽해가 뜨고 기차가 거의 리스본에 도착할 무렵 ‘루이즈’라는 여자가 나에게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물었다. ‘더블린’에서 온 ‘루이즈’와 ‘미국’에서 온 ‘티파니’는 작년 어느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사이인데, 둘의 여행 성향이 비슷함을 알고 올해도 함께 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리곤 특별한 계획이 있지 않다면 자신들과 포르투갈의 유명 술 ‘뽀르또porto’ 도 같이 마시고 클럽도 가자는 솔깃한 제안을 해온 것이다!
나는 기차역에서 내리자마자 예치금을 이미 결재한 호텔비용이 살짝 아깝긴 했지만, 이것이 또 여행의 묘미 아닌가 싶어 그녀들이 예약한 호스텔로 동행했다. 다행히 호스텔의 옥탑 방 하나가 기막히게 남아 있었고, 샤워를 한 후 우리는 햇살이 내리쬐는 호스텔 로비의 푹신한 소파에 앉아 무얼 할 지 어딜 갈지 고민하고 있었다. 잠시 후 어느 나라 사람일까… 키가 무척이나 크고 미국의 섹스 폰을 부는 ‘케니G’와 싱크로율90%의 곱슬머리 남자가 쓰윽 로비로 모습을 드러냈다. 약간의 특이한 영어 톤에 난 그가 유럽 권 사람일 거라 예상했다. 그리고 자신은 ‘올리비에’ 이고 프랑스 ‘낭트’라는 곳에서 왔다고 말했다. 그를 처음 만난 후 그에 대해 여러 이미지를 기억하지만, 아마도 그와의 첫 만남...로비로 스윽 들어와 웃던 그 모습이 아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미지 인지도 모르겠다.
리스본 호스텔에서 올리비에를 만나기 직전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우리들, 티파니와 루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