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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연 Sep 05. 2015

2. 2007년 6월 6일

포르투칼의 수도 리스본 도착

5월 12일,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전역을 돌아다니던 6월초의 어느 날, 나는 피카소가 태어난 스페인의 휴양도시 ‘말라가’에서 ‘리스본’으로 넘어가는 야간 버스를 탈 생각이었다. 그러나 나는 우여곡절 끝에 그 버스를 놓치고 말았고, 아마도 그 놓친 버스가 리스본에서 한 남자를 만나게 하는 운명의 첫 단추였던 거 같다. 할 수 없이 계획을 수정한 나는 ‘그라나다’의 아름다운 ‘알함브라Alhambra’ 궁전을 보고 ‘마드리드’에서 ‘리스본’으로 가는 야간열차를 타기로 일정을 전면 수정했다.

4인용 침대칸에 오르자 조잘대고 있는 3명의 외국인 여자들이 있었고, 그들 사이에서 짐을 풀려는 순간, 한 여자가 다가와 자신의 모든 친구들이 이 칸에 있는데 나에게 바로 옆 칸으로 옮겨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나는 흔쾌히 ok를 날리고 옆 칸으로 짐을 옮겼고, 무척 피곤해 보이는 20대 중반의 두 외국인여자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리스본행 야간 침대 열차에서 잠이 들었다. 새벽해가 뜨고 기차가 거의 리스본에 도착할 무렵 ‘루이즈’라는 여자가 나에게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물었다. ‘더블린’에서 온 ‘루이즈’와 ‘미국’에서 온 ‘티파니’는 작년 어느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사이인데, 둘의 여행 성향이 비슷함을 알고 올해도 함께 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리곤 특별한 계획이 있지 않다면 자신들과 포르투갈의 유명 술 ‘뽀르또porto’ 도 같이 마시고 클럽도 가자는 솔깃한 제안을 해온 것이다!


나는 기차역에서 내리자마자 예치금을 이미 결재한 호텔비용이 살짝 아깝긴 했지만, 이것이 또 여행의 묘미 아닌가 싶어 그녀들이 예약한 호스텔로 동행했다. 다행히 호스텔의 옥탑 방 하나가 기막히게 남아 있었고, 샤워를 한 후 우리는 햇살이 내리쬐는 호스텔 로비의 푹신한 소파에 앉아 무얼 할 지 어딜 갈지 고민하고 있었다. 잠시 후 어느 나라 사람일까… 키가 무척이나 크고 미국의 섹스 폰을 부는 ‘케니G’와 싱크로율90%의 곱슬머리 남자가 쓰윽 로비로 모습을 드러냈다. 약간의 특이한 영어 톤에 난 그가 유럽 권 사람일 거라 예상했다. 그리고 자신은 ‘올리비에’ 이고 프랑스 ‘낭트’라는 곳에서 왔다고 말했다. 그를 처음 만난 후 그에 대해 여러 이미지를 기억하지만, 아마도 그와의 첫 만남...로비로 스윽 들어와 웃던 그 모습이 아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미지 인지도 모르겠다.

리스본 호스텔에서 올리비에를 만나기 직전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우리들, 티파니와 루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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