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에서의 하루 밤을 재미나게 보내고, 다음날 아침 나와 티파니, 루이즈는 조금의 피로감을 호소하며 호스텔 로비의 푹신한 쇼파에 몸을 파묻고 있었다. 그리고 곧 떠날 채비를 마친 올리비에가 다시금 호스텔 로비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에게 프랑스식 인사인 볼에 ‘비쥬’를 하며 작별인사를 건넸고, 우리에게 이메일 주소와 연락처를 주고 떠났다. 나는 그가 떠난 로비에서 어제 밤 그가 내게 했던 키스를 떠올리며 부끄럽고 설레고 미묘한 기분에 멍하니 있었고, 어느새 그에게 이 메일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내가 여행의 마지막 7월 한 달 동안 프랑스에 있을 예정이니까 낭트에 놀러갈까? 라는 내용을 빛의 속도로 쓰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2007년 6월 6일 리스본에서부터 우리의 관계가 시작되었다.
만약에… 내가 ‘말라가’에서 그 버스를 놓치지 않았더라면… 만약에… 내가 리스본 행 야간 기차에서 만난 루이즈와 티파니를 따라가지 않았더라면.....만약에… 내가 그 메일을 바로 올리비에에게 쓰지 않았다면...지금 이렇게 나는 파리의 18구 어느 카페에서 이 글을 쓰고 있지는 못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