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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연 Sep 08. 2015

5. 파리도착후, 2박3일의 낭트여행을 떠나다.

나는 2달의 유럽여행을 마치고 마지막 도시, 한 달간 머물기로 한 파리에 2007년 7월초에 도착했다. 리스본에서 내가 그에게 보낸 메일에 그도 곧바로 답장을 했기에, 나는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조만간 ‘낭트’에 놀러 갈까? 라는 내용을 담아 내가 왔음을 알렸다. 그리하여 나는 2박 3일 일정으로 그의 고향 ‘낭트’에 도착했다. 낭트는 나에게 ‘카트린 드뇌브’가 너무 아름다웠던 영화 <쉘부르의 우산>, <롤라>를 연출한 ‘자크 드미’ 감독의 고향이며(그는 자주 그의 영화 속에 낭트를 등장시켰다), ‘낭트3대륙영화제(trois continents)’가 열리는 곳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90년대에 이 영화제에서는 최명길, 심혜진 등의 한국 여배우들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


이름만 익히 알고 있던 낭트에 드디어 도착, 역으로 마중 나온 올리비에를 기차 안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리스본에서 헤어지고 두 번째 만난 그날, 난 아직도 낭트에서 만난 그날의 상큼했던 향수 냄새가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의 차를 타고 그가 사는 집으로 향했다. 짐을 내려놓고 곧바로 그는 나를 ‘파샤쥬’라 불리는 곳으로 안내했다. 그가 낭트에 처음 도착한 나를 그곳에 데려간 이유는 ‘자크 드미’ 감독의 영화 <롤라>의 한 장면이 그곳에서 촬영되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때는 그 영화를 알고 있고 본 기억도 있었지만 그 촬영 장소까지 정확히 생각나지는 않았었다. 그리곤 훗날, 티비에서 <롤라>가 방영될 때 다시 한 번 같이 보다가 “아 저기 저기” 라며 나는 소리를 지르게 되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올리비에와 프랑스 영화 이야기 하는 것이 참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프랑스 영화를 프랑스 사람과 이야기 하다니!!! 그는 영화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내가 프랑스영화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을 매우 신기해했다. 우리는 영화에 있어서 만큼은 이야기 거리가 끊이지 않았다. 올리비에는 센스 넘치게 나의 첫 낭트여행에 <롤라>가 촬영된 파사쥬를 선택해주었고 그것이 나를 더욱 미소 짓게 한 것 같다.


그리고 그날 저녁 올리비에는 나를 자신의 친구모임에 데려갔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리스본에서 헤어진 지 한 달이 넘었고, 당시 얼굴 화끈 거리게 어색한 키스사건도 있었지만 우리는 원래부터 사귀던(?) 사람처럼 그렇게 길에서 손을 잡고 다정히 걷고 있으니 기분이 참 어색, 긴장, 좋음 등등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의 친구들을 만난 나는 지난 두 달의 유럽여행기간 동안 하루 두 장씩 그날의 일상을 폴라로이드로 찍어 만든 나만의 여행 책을 보여주었고, 와인과 치즈 소씨송을 먹으며 나는 프랑스 사람들의 삶에 대해 묻고, 그들 또한 낯선 동양의 이방인에 대해 많은 관심을 표하며 우리의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영화 <롤라>의 촬영이 있었던 파사쥬

****파샤쥬는 건물과 건물 사이에 천장을 설치해 실내 쇼핑센터처럼 만든 곳이다. 19세기에 생긴 곳이라 그런지 파사쥬에 가면 오래된 고서적, 앤틱 소품 및 가구 등등을 판매하는 부티크가 많이 자리 잡고 있다. 19세기 과거 프랑스 귀족들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천장이 있는 이곳에서 쇼핑하기 편하라고 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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