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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연 Dec 22. 2015

48.편안히 있는나, 그래서 같이 있는 시간을 즐긴 나

그의 세 번째 한국 방문에 나는 전과 달리 무언가를 엄청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마도... 그에 대한 부담을 벗어 버린 어느 순간부터 그냥 편하게 그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매번 잘해줘야지 더 보여줘야지 좋은 게 있으면 하루에 몇 끼라도 더 먹여야지, 빨리 빨리 저기도 가고 또 저기도 가야지... 나는 그야말로 그가 한국에 올 때마다 ‘꽃노래’ 만 매일 매일 불러주고 싶었던 거 같다. 무엇보다 잘해주고 싶은 '강박관념'이 일을 더 그르치는 결과를 나았던 적도 있었고, 그러다 보니 준만큼 받고 싶은데 그는 내가 불러주는 꽃노래가 너무 과하고 부담스러워서 나에게 화답을 하기는 커녕 그저 부담스러워 하기만 했던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처음으로 우리 둘사이의 관계에서 나의 행동, 그의 반응 여러 가지 것들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어느새 그에게 잘 보이고 싶은 것도 없고, 그냥 같이 있는 시간이 즐거우면 좋고 아님 말고의 심리 상태였던거 같다. 그러다 보니 나의 기분상태들은 항상 평온함을 유지 했던 거다. 세 번째 그의 한국방문에서 그는 어떨지 몰라도 나는 그와 여태껏 보낸 시간 중에 가장 편안한 시간을 보낸 거 같다. 그야말로 처음으로 나도 그와의 시간을 좀 즐긴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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