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7월 16일,동거계약서PACS작성

by 박소연

파리 도착 후 삼일이 지나 나는 파리에서 살 수 있는 비자, 즉 체류증 (carte de sejour)서류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사는 파리 18구 시청을 올리비에와 방문했다. 그리고 우리는 P.A.C.S (Pacte civil de solidarite) 라는 일종의 ‘동거 계약서’를 작성했다. 팍스는 프랑스 정부가 99년 11월에 이성 혹은 동성커플이 결혼 이외의 방식으로도 공동체가 되어 생활 할 수 있도록 법적 권리를 주기 위해 만든 법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결혼을 서두르지 않는 이성, 동성 커플에게 다소 편리한 법률이 되고 있고, 2013년에 프랑스에서 동성 결혼 법이 통과되었지만 무엇보다 당시의 동성커플에게는 참으로 희소식이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다. 팍스(PACS)는 같이 사는 가까운 구청에 신청, 담당자를 만나 서류를 내고 서로의 싸인을 한 후 일 년이 지난 시점에, 지난 일 년 간 같이 살았단 증거를 다시 한 번 제출한다. 그리고 그 모든 서류가 문제가 없다면, PACS를 한 후 일 년 뒤부터 는 프랑스에서 결혼한 커플과 동일한 법적, 의료, 세제 등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나와 올리비에처럼 외국인 파트너와 팍스를 체결 한 경우에는 계약 후 1년이 지나야만 ‘체류증’을 주고 일 년 이전에는 방문자비자라는 걸 준다. 프랑스의 대통령 ‘프랑스와 올랑도’도 당선 당시 여자 친구와 PACS관계여서 (지금은 헤어졌지만) 당선 후,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녀를 영부인으로 대접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왜냐하면 프랑스에서 PACS를 하고 살고 있는 커플의 경우에 남편, 아내라는 호칭은 잘 안 쓰는 편이기 때문이다. 파트너라는 표현을 더 쓰는 것 같다.


누군가는 ‘팍스’는 거의 결혼이다. 아니 반 결혼 SEMI-MARIAGE 이다 등등 다들 자기들 입맛에 맞게 표현하지만 팍스는 결혼에 비해 계약의 파기가 다소 쉬운 편이어서 결혼과 비슷해도 엄연히 결혼과는 다른 것이다. 아무래도 무게감과 책임감이 결혼에 더 있는 것은 사실인거 같다. 파리에 도착한지 삼일만에 이 남자와 같이 살기 위해 서류에 싸인을 하고 있는 내가 참으로 얼떨떨할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파리에 도착한지 3일만에 2012년 7월 16일부터 이 남자와 법적인 관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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