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지낸지 한 달이 지나고 두 번의 싸움을 끝내고, 이 남자와 어떻게 하면 잘살아 나갈 수 있을까가 매일 매일 나의 고민이었다. 파리에 도착한 초반은 마치 일하다 파리에 휴가 온 듯 한 기분으로 큰 실감이 나지 않았다. 휴가 같은 생각에... 그래서 마냥 좋았다. 하지만 같이 지내면서 저건 뭐지? 라고 이상함을 느끼는 순간부터 아.. 나 지금 이 남자랑 같이 살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혼자 각자 너무 오랜 기간 살아온 노처녀 노총각! 서른 아홉에 마흔 하나에 같이 살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얼마나 꼬장꼬장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을 것이며 그것이 흔들리는 게 피곤한 일이지 않겠는가!!! 갑자기 너무나 제멋대로 살 던 두 남녀가 같이 살게 되면서 우리의 초반 트러블은 만만치가 않았다. 분명 서로를 향한 기 싸움도 존재했었다.
우선 올리비에는 자신의 기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노노노노노’를 연발하는 남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 정말 연애와 결혼이 이래서 다른거구나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그동안 그의 세계에선 자주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이 나와 함께하는 순간부터 많이 일어났나보다. 가령 내가 집안의 어떤 물건들과 부딪칠 때마다 “오우 노!” 하며 물건을 체크하고 나를 체크한다 (이거는 내가 몇 번을 뭐라고 해서 지금은 조금 고쳐졌다. 무엇보다 나부터 체크하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음식이나 무언가를 휴지로 닦으면 지구 환경을 생각하라며 “노노노!”잔소리를 하며 쑤세미로 닦으란다. 게다가 뜨거운 프라이팬을 놓기 위해 책이라도 이용할라치면 “오! 노노노노” 무조건 뜨거운 건 100프로 받침대에 놓으란다. 아니 뭐! 뭐! 책 좀 받히고 라면 좀 먹을 수 있는 거지!!! 그리고 커피를 소파에서 푹 퍼져 마시려고 하자 “노노노노노노” (쇼파에 앉아서 마시면 커피를 흘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안된단다. 물론 집주인의 천 쇼파가 더러워지면 안되니까 내가 알아서 조심히 마시려고 생각은 했지만 이건 뭐 무조건 노노노로 시작하니...) 와 진짜 .. 자유로운 내 영혼 걸레가 되어가는구나…
‘하수빈’의 노래 이후 이 얼마나 많은 '노노노'를 들었는지. 나는 매일 매일 선생님께 혼나는 초등 1학년생이 된 기분이었다. 굉장히 피곤한 날들의 연속!!! 단언컨대 그는 확실히 나에 대한 강렬한 '입덧'을 했다. 내가 온 것이 너무 좋았지만 한편으로 불편하기도 했던 것! 나 또한 그랬다. 갑자기 누군가와 같이 사는 거 그것이 내가 파리로 온 거 보다도 ‘더 큰 결정’이었다는 사실을 조금 뒤늦게 -.- 깨닫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