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 올리비에와 내가 첫 여행을 떠난 곳, '몽상미쉘'을 5년 만에 다시 찾았다! 이유는 올리비에의 친구‘멜로디’가 만 서른 살 생일을 맞이하여 몽상미쉘 주변에서 파티를 열었기 때문이다. 그날 생일 파티에는 반드시 뭔가 남다르게, 이상한 것 과장된 것 하나씩 하고 오라는 친구의 요구사항이 있었다. 멜로디의 신랑은 앞니에 검은 껌 같은 걸 붙여 프랑스판 ‘영구없다’를 연출했고, 한 친구는 사이즈가 400은 될 거 같은 엄청나게 큰 신발을 신어 미키마우스를 연상케 했고, 한 친구는 양복 위에 고속도로에서 위험 상황 시 착용하는 형광색 조끼를 입고 있었고, 어떤 친구는 얼굴을 다 가릴 만큼 큰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멜로디는‘탐폰’으로 만든 귀걸이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것도 탐폰의 끝에 빨간색까지 묻혀서 말이다^^;;;;;. 프랑스에선 만 서른과 만 마흔이 된 걸 축하하기 위해 이런 식으로 크게 생일파티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한다. 보통 생일이든 결혼파티든 프랑스 사람들은 토요일 점심쯤에 모여 다음날 점심쯤에 헤어지는 24시간 스케쥴로 파티를 한다.
상그리아 스타일의 독하지 않은 가벼운 술‘아뻬리티프(Aperitif)’로 시작해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꽃을 피우고, 저녁시간이 다가오기 전 간단한 게임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저녁식사에는 전식, 본식, 치즈, 디저트까지 차례대로 서빙이 된다 (치즈는 메인 식사 후 디저트 전에 먹는 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저녁식사는 꽤나 오랫동안 천천히 진행되고, 11시 넘어서부터는 댄스타임과 함께 맥주가 제공되어 그때부터 새벽 4-5시 까지 노래하고 춤추고 그렇게 보낸다. 워낙 파티 문화가 중요하다 보니 프랑스의 어떤 도시든 이런 식의 파티 전용 공간이 잘 구비되어 있다. 이런 곳은 대부분 큰 마당과 자연이 인접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 수 있다. 그리고 식사시간이 되면 부모는 부모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테이블을 분리시켜 놓고 부모의 손을 떠난 아이들은 큰 아이들이 작은아이들을 챙기도록 둔다. 아주 작은 아이를 제외하고 아이들은 금새 다른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인데도 한국에서 이런 파티를 할 경우 이런 모습을 본적은 없는 거 같아 신선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기 좋았던 것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맘껏 놀게 하는 것이었다. 자신들이 새벽까지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춤추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이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었고, 아이들에게도 아이들끼리만 놀아라! 한다거나, 11시 넘었으니 이제 자야한다거나 강요하지 않았다. 새벽 1시가 되어도 아이가 놀고 싶어 하면 부모는 아이를 그대로 두더라는 것, 밤새도록 노는 아이들을 어느 부모도 걱정하지 않고 놀다가 자신에게 다가오면 머리 한번 쓰윽 쓰다듬어 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물론 그들도 일상에서는 규제와 규율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겠지만 말이다. 심지어 졸려하는 아이도 부모가 아직 그 공간에 남아 있길 원하면 시끄러운 음악이 나오는 한 켠에 자리를 피고 아이를 눕히기도 하더라는 것. 함께 마음껏 즐기는 파티가 그들의 일상에서 정말 중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이야기해주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2012년 당시 한국에서는 상상 못할 일 중에 하나, 그 어느 프랑스 아이의 손에도 부모가 스마트폰을 쥐어 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처음으로 참여한 프랑스의 1박 2일 파티에서 나는 부모와 아이의 모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한국 같았으면 보통 밤 10-11시가 넘어가면 애들은 얼른 자라잉! 그러고 나서 어른들끼리 술판을 벌이거나 애가 징징대면 스마트폰을 줘서 놀게 하거나 했을덴데 말이다. 이곳의 아이들처럼 가끔은 저렇게 어떠한 것으로부터도 아이들을 규제하지 않고 풀어놔주는 것 또한 아이들에게도 참 좋은 스트레스 해결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오늘의 주인공 멜로디와 그의 신랑 나는 유일한 외국인이었기에 다른 변장은 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