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이제 조금씩 불어로 대화하는 우리

by 박소연

초딩 영어수준으로 대화를 이어가던 우리, 나는 소르본에서 불어 수업 4개월을 듣고 난 후, 조금씩 그와 불어로 말하기에 도전했다. 안 되는 불어지만 불어로 의사표현하기 시작하자 기분이 한결 편해진 느낌이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사전 뒤져가며 번역기 돌려가며 방법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불어공부도 되는 것 같았고, 올리비에도 전보다 더 정확한 리액션을 해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불어 수업 시간에 프랑스 선생님들이 자주 샹송을 들려주었는데 박진영가수가 좋아하는 '말하듯 노래하는 가수들'이 프랑스에는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편의 시처럼 읇조리며 노래를 부르는 그들의 노래를 듣다보며 샹송 때문에라도 파리가 더욱 로맨틱해지는 순간을 느끼게 한다. 옛날 샹송들을 하나 둘씩 찾아서 듣고 가사도 찾아보고 하니 프랑스의 50년대 60년대 70년대 내가 잘 몰랐던 그때 그 시절의 상황을 노래에 담은 것들이 많아, 노래 덕분에 저절로 역사 공부도 되고, 중간 중간 올리비에에게 그해는 무슨 일이 있었느냐 물어보니 참으로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올리비에는 목소리가 꽤 좋은 편이다. 처음에 파리로 시집가겠다는 딸이 야속해 울 엄마는 올리비에가 맘에 안 든다고 단칼에 안가면 안되냐고 하셨었다. 그러면서도 근데 올리비에가 목소리는 좋치 하시기도^^. 그래서 가끔 내가 노래를 들으면 그가 내가 듣고 있는 노래를 따라 불러 주는데 음... 좋았다. 한국에 유명한 이브 몽땅, 조르쥬 깽스부르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프랑스 가수들을 조금씩 알게 되는 건 정말 불어공부의 색다른 재미다! 그래서, 우리가 불어로 대화를 시작한 어느 순간부터 내가 영어로 말하는 이유는 딱 하나였다

“나 화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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