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라왁 / 14년 전 여행
파오아이로 가는 지프니는 사람들을 꽉꽉 채운 뒤에야 떠났다.
한 뼘 남은 공간을 만들어 기어이 엉덩이를... 묘기다.
가는 길이 울퉁불퉁하고 사람이 너무 꼭꼭 들어차 속이 울렁거렸다.
엉덩이는 또 얼마나 아픈지.
사람들은 모두 땀을 흘리며 조용히 불편하게 앉아 있었다.
그러면서도 나랑 눈이 마주치면 웃어준다.
이렇게 한 시간!
파오아이 성당 바로 앞에 세워준다.
순간 놀라고 말았다.
첫째는 파오아이 성당이 생각보다 더 아름다워서이고,
둘째는 성당 앞 넓은 잔디 광장에서
어린 초등학생부터 다 큰 학생까지 정말 많은 아이들이 놀고 있어서였다.
난 파오아이 성당이 허허벌판 폐허처럼 있으리라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파오아이는 여전히 성당으로 쓰였고,
주위 잔디밭이 잘 가꾸어져 있어 어린 친구들이 뛰어놀고 있었고,
성당을 에워싸고 고급스러운 주택과 학교가 있었다.
아니, 파오아이는 부자 동네입니까?
이렇게 200년도 더 된 파오아이 성당이
주위 사람들의 삶에 밀접하게 다가가 있다니 경이롭다.
내가 본 유적들은 모두 고귀해 보호하느라
우리들 생활과는 너무 멀어져 가기만 하던데...
라왁으로 돌아가는 지프니를 찾는데 트라이시클 할아버지가 말을 건다.
그러곤 씩 웃는데 앞니가 하나밖에 없다.
괜히 타라고 호객할까 봐 '노우'
그런데 이 할아버지가 지프니 위치를 알려주신다.
길을 돌아 내려가서는 또 헤매는데
마침 지나가던 이 할아버지가 또 '저기'라며 계속 알려주신다.
세 번이나 나타나서 도와주신다 감동 ㅠㅜ
필리핀이 좋아진다.
지프니 이용 TiP :
라왁 -> 파오아이 성당 바로 앞에 세워준다.
파오아이 -> 라왁은 타는 곳이 정해져 있다. 성당에서 걸어서 한 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