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사가다 / 14년 전 여행
에코 밸리 전망대 가는 길이 만만치가 않았다.
성 마리아 성공회 교회 뒤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곧 흙길이 나오는데
비 온 뒤라 여기저기 물이 고여있고 땅이 질퍽했다.
발을 잘못 디디면 신발이 흙 속으로 쑥~ 빠져들었다.
완만한 언덕에 있는 공동묘지 아래에서 어디로 가야 하나 두리번거렸다.
비석 뒤 무덤을 밟으며 걷고 싶진 않은데...
가이드 북을 다시 살펴보니 송신주 쪽이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면 내가 설마라고 생각한 완만한 언덕 위?
그러니까 무덤을 쭈욱 가로질러 가야 했다.
이 길은 발이 더 빠진다.
가로지른 후 산길을 따라 내려가니 밸리가 보인다.
그런데 밸리 가까이에 못 다가가겠다 겁나서.
나이를 먹으니 고소공포증이 생겼다 ㅠㅜ
그래도 용기를 내어 다가간 뒤 내려다보니 아래 계곡이 까마득하다.
용기를 더 내어 소리를 질러 본다.
야~~~ (더 크게) 야~호~~~~
왼쪽 귀에 손을 모아 들어보니 정말 에코가 되어 돌아온다.
야호 야호 야호 야호
풋~~ 웃고는 다시 무덤들은 가로질러 걸어 내려왔다.
멀리 매달린 관이 보이는 에코 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