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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묘 Sep 03. 2022

힌두 수행자 사두가 옆에 앉았다.

네팔 카투만두 + 박타푸르

"살기 힘든 것이 심해지면
살기 편한 곳으로 옮겨 가고 싶어 진다.  
어디로 옮겨 가도 살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시가 태어나고 그림이 생각난다."
<풀베개> 나스메 소세키


미니버스를 탔다.

카트만두에서 박타푸르까지 25루피 300원 정도였다.

앞에 앉아 있던 깡마른 아주머니가 돈 받는 청년에게 따졌다.

왜 나에게 돈을 더 받느냐고.

원래 16루피인가 보다.

100원 차이라 나는 침묵했다.

울그락불그락 투덜거려주시는 아주머니가 있어 따스했다.

감사합니다.

햇볕이 따가워 모자에 장갑까지 무장하고 스케치를 했다. 

하얀 머리와 수염이 길고, 벋은 윗몸과 얼굴에 그림이 있는 힌두 수행자 사두가 옆에 앉았다.

그는 스케치를 보며 머라 머라 말을 걸기도 했다.

삐뚤빼툴한 이빨이 까맸다.

냄새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빨리 그려야지.

다른 사두들도 옆에 앉을까 봐 두려웠다.

옛 건물에서 차를 마시는 근사한 경험을 하고 싶었지만,

사람들로 가득해 포기했다.

이름이 귀여운 모모. 

일본에서는 모모가 복숭아다.

미하엘 엔데의 책 모모가 있고. 

귀여운 모모는 피가 두꺼워서 맛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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