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파탄
적어도 자신에 대해
세심하게 귀 기울이는 여행자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치앙마이 반할지도> 최상희
파탄에서 카트만두에 도착해,
더르바르 광장에서 숙소가 있는 카멜까지 가는 도중 길을 잃었다.
골목마다 사람들이 넘쳐 이리저리 휩쓸렸다.
어렵지 않은 직선거리 같았는데. 한 번만 꺾어지면 되었던 거 같은데.
이 거리를 다섯 번은 왕복하지 않았던가.
어둑해지고 있었다. 상점들이 영 달라 보였다.
누군가에게 카멜을 외쳤다.
소녀가 재빨리 내 팔짱을 착 꼈다.
"이러지 않으면 떨어지게 돼요."
소녀는 군중을 헤치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거리는 사람들로 소리로 가득 차 있어 대화가 힘들었다.
카멜 근처에서 소녀가 팔짱을 풀었다.
나랑 비슷한 몽골계 얼굴이 귀엽게 웃었다.
"난 한국 드라마를 정말 좋아해요."
이 상냥한 소녀의 이메일을 어디다 두었을까?
엄청난 매연과 교통체증 소란스러움에도 불구하고
네팔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