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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묘 Sep 16. 2022

여행 중 첫눈에 반한 사람

캄보디아 씨엠립

쿵 탕 탕 내 가슴속으로 들어오는 망치
쿵 탕 탕 내 가슴속으로 들어오는 망치
쿵 탕 탕 내 가슴속으로 들어오는 망치
내 가슴속의 망치는 당신이지요.
쿵 쿵 쿵 내 가슴속으로 들어오는 북
쿵 쿵 쿵 내 가슴속으로 들어오는 북
쿵 쿵 쿵 내 가슴속으로 들어오는 북
내 가슴속의 북은 당신이지요.
지금 내 가슴은 부드럽게 두근거립니다.
지금 내 가슴은 부드럽게 두근거립니다.
지금 내 가슴은 부드럽게 두근거립니다.
모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지요.
<사각 사각 사각>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숙소에서 자전거를 빌렸다. 

수수료 없는 ATM을 찾으려고 강변을 따라 달렸다.

씨엠립의 불가사의는 앙코르와트가 아니라 교통이란 걸 실감하며 슬슬 달렸다.

있어야 할 곳에 ATM이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고 하늘이 어두워졌다.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쾅-

수수료를 내고 러키 마트에서 뽑으리라. 자전거로 달렸다.

후드득 쏴----- 

어둡고 차는 빵빵 빵 거리고. 

비 오는 날 저녁은 자전거 운전이 좀 무섭구나.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자전거 체인을 감고 자물쇠를 채우고 마트로 달려들어갔다.

입구는 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빽빽했다.

러키하게도 내가 찾는 ATM이 거기 있었다. 

왜 헤맨 거니?

비가 잠잠해지나 싶어 

자전거 의자에 비닐을 씌운 후 숙소로 달렸다.

다시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아, 라운더리.

비에 흠뻑 젖은 채 빨래를 찾으러 뛰어들어갔다.

안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사람과 눈이 딱 마주쳤다.

첫눈에 반했다. 

아직 따듯한 빨래를 껴안고 

빨래방에서 깨끗하게 닦아준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옆에 앉은 그는 키가 크고 피부가 검은 남자였다.

어디서 왔어? 일본

일본 어디? 오사카

찬찬히 보니 꽤 잘생겼다. 멋있다.

그는 영어를 거의 못했다. 웃기만 한다.

그리고는 침묵.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았다.

빗소리가 음악처럼 우리를 감쌌다. 


또 봐. see you-

라운더리 샵 아저씨에게도 see you- 

나는 내일 떠나야 했다. 


근처 숙소에 도착하니

재빨리 우산을 씌워 주고 자전거를 챙기는 스텝들.

맘에 쏙 들었다.

숙소 수영장에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수영하고 싶었다.

사일 동안 달이 자라나는 모습을 감상하던 그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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