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헤르만 헤세

by 소요

“적은 전쟁의 목적과 마찬가지로 우연히 만난 대상에 불과했다. 그들이 잔인하게 행동할 때도 가장 근원적인 감정은 적을 향하지 않았다. 그들의 난폭한 행위는 내면의 표출일 뿐이었다. 내면에서 갈기갈기 찢긴 영혼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광란에 휩싸여 사람을 죽이고 파괴하고 자기도 죽였다. 거대한 새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었다. 알은 세계였고 세계는 산산히 부서져야 했다.“

— 헤르만 헤세, 데미안


외부의 적에게 분노해왔지만,

사실 악마는 내 내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싸움을 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감정이 고조되기만을 기다렸던 이유는

내면의 자아가 전쟁을 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부딪히고, 끝내 상처받았던 순간들 모두,

내 안에서 이미 준비된 몸부림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겪는 모든 일을 이미 우리 안에 지니고 있다. 외부에서 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헤르만 헤세, 데미안


만남과 이별, 기쁨과 상실. 사랑, 혐오감, 수치심.

그것은 이미 내 안에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것들이다.

세상은 단지 그것을 비추는 거울이었을 뿐.


나는 이미 나였다.


“길은 너 자신 속에 있다.

어디에도 길은 없다.”

— 헤르만 헤세, 데미안


누군가 내게 길을 알려주길 기다렸지만,

그 길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수없이 몸부림치며 알을 깨고 나오면

다른 사람이 규정해놓지 않은,

오직 나만이 갈수 있는 길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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